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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4 조회수1,064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9월 24일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He sent them to proclaim the Kingdom of God
and to heal the sick.
(Lk.9,2)
 
 
제1독서 잠언 30,5-9
복음 루카 9,1-6

언젠가 새벽 묵상 글에도 한 번 쓴 적이 있지만, 고등학생 때까지 저의 취미는 우표 모으기였습니다. 그런데 우표를 모으다보면 특별한 우표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우표를 손에 얻게 되면 애지중지 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교과서를 비롯한 각종 책을 아낀다고 달력이나 비닐 종이를 이용해서 책표지를 만들었지요. 그런데 저는 책에도 하지 않았던 비닐 덮개를 만들어 우표마다 씌워 보관했습니다. 그 정도로 제게 우표는 소중했습니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우표 중에서 제게 가장 귀하다고 생각했던 우표는 우표 발행 연도가 잘못 인쇄되어 두 줄로 긋고서 그 옆에 다시 새로운 연도가 인쇄된 것이었지요. 물론 희소성을 없애기 위해서 틀린 연도 그대로 다시 인쇄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우표 중에서는 가장 특별했던 것이었습니다.

잘못 발행된 우표. 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지만, 이런 우표의 가격은 엄청나지요. 하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우표가 우리나라 돈으로 15억 정도 한다고 합니다. 이 우표 역시 똑바로 발행된 우표가 아닙니다. 잘못 발행되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 장의 우표이기 때문에 15억이라는 고가로 거래되는 것이지요.

이 우표를 모으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다름’이 가치라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모두가 똑같으면 무슨 가치가 있겠습니까? 각자 각자가 다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고유한 가치가 부각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는 이 다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저 세상 사람들처럼 비슷하게 어울리면서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돈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르면 성공했다고 하면서 부러움의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가치를 모으는 데에서만 행복이 있는 것으로 착각에 빠집니다.

우표 역시 달라야 가치가 올라가는 것처럼, 우리 역시 세상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가치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좋아하실 하늘에 쌓을 수 있는 가치를 모으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 함을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참 따르기 힘든 말씀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다면 주님 앞에서 어떻게 구별될 수 있을까요?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에 충실한 삶. 그래서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는 다름을 간직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다름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다를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하고, 다름을 더욱 더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바로 주님으로부터 파견된 사람의 모습이니까요.

용기 있는 사람이란 모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코르네이유).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어느 날, 천사가 나를 찾아와서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네가 너무나 열심히 살아서 너의 인생을 실수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도록 스무 살로 되돌려 주겠다. 어떠냐? 그렇게 하겠느냐?”

솔직히 우리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하지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상황에 놓인다면 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살아 본 나이를 또 사는 것이 어쩐지 재미없고 지루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현재를 잘 살지 못하는 사람은 다시 과거로 되돌아간다고 한들 잘 살지 못할 것입니다.

학창 시절에 선생님께서 문제를 다 가르쳐줬는데도 답을 못 맞추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했던 실수는 또 할 수밖에 없을 테고, 그래서 재미없고 지루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보다는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에 집중한다면 어떨까요?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간이기 때문에 신나고 재미있게 살 수 있으니까요.

과거에 연연하는 내 모습을 과감하게 버리고, 대신 현재에 충실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과거에 연연하면 쓸데없는 망상만 늘어나지만, 현재에 충실하면 밝은 미래를 만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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