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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지팡이/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연중 제25주간 수요일(2014년 9월 24일 ,요셉수도원)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4 조회수706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2014년 9월 24일, 요셉 수도원)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지팡이...

열두 제자는 예수님의 사명을 이 지상에서 계속 수행할 사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여기 있는 우리도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제자는 누구입니까? 교육받는 사람들입니다. 스승은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지식뿐 아니라 교육 철학, 정신, 가치관과 세계관을 제자들에게 전수합니다. 인생을 사는 근본 태도와 근본 정신을 가르칩니다. 우리는 죽을 때...
까지 배우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성 베네딕도는 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학교'라고 했습니다. 입학은 있지만 졸업이 없는 학교, 참 희한한 학교가 바로 수도원입니다.

사실 수도원은 세상과 떨어진 곳이 아니라 세상 한 가운데서 세상을 위해서 복음을 선포하는 현장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길을 떠나라!”고 하십니다. 수도원도 길 위에 존재합니다. 수도자(모든 신자)는 ‘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 인생길을 걸어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삶의 증거를 통해서 몸과 맘이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며, 거짓과 죽음의 세력에 억누린 사람들을 희망을 주고 해방을 알립니다. 또 사람들 안에서 우리 자신도 더욱 영적으로 성장해 갑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는 세상 사람들의 반대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복음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한테는 눈의 가시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길을 떠나는 제자들에게 아주 모진 것을 요구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이건 권유가 아니라 철저한 요구이며 강한 명령입니다. 철저한 포기를 요구하십니다. 사실 우린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당랑 몸만 지니고 왔습니다. 모든 걸 남한테 의지하며 이 세상에 왔고 성장했습니다. 자라면서 이제 내 것 우리 것도 생기고 욕심도 생깁니다. 지팡이도 보따리도 빵도 돈도 필요합니다. 살면 살수록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더 많이 필요합니다. 우린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 것이 있어야 해! 무언가 있어야지 일을 하지.” 명예를 얻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수단들, 기술이나 학위나 소임도(직장)도 ‘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세상이 추구하는 명예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착이 문제입니다. 무질서한 애착이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이제 모든 걸 우리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합니다. 순전히 인간적인 방식으로 모든 걸 넘어가려고 합니다. 인간적인 수단이 없으면 불안합니다. 미래에 대해 의심합니다.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투덜거립니다. 심지어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입니다. 그리스도의 가치관, 그리스도의 세계관을 우리 각자의 가치관, 세계관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수님은 전적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신뢰하셨습니다. 모든 걸 하느님 아버지 안에서 해결하셨습니다. 우리의 유일한 재산, 유일한 수단, 유일한 자산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우리 안에 계신데 무엇이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하겠습니까? 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당신 제자로 직접 선택하셨는데 무슨 걱정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지팡이’, 우리의 ‘여행 보따리’, 우리의 ‘빵’, 우리의 ‘돈’, 우리 ‘여벌의 옷’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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