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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9월 25일 목요일 복음 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5 조회수805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9월25일 연중 제 25주간 목요일 1독서 묵상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렛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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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도서라고 했던 공동번역에서는 “헛되고 헛되도다, 세상 만사 헛되도다.”(전도서1,2)라고 번역된 구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구절에 대한 번역은 공동번역이 보다 와 닿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번역이 어떻든 코헬렛서가 말하는 것처럼, 여러분께서는 이 삶이 허무하다고 느껴지시나요?
느껴지신다면 그 허무함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보통 어렸을 때나 젊었다고 하는 시기에는 삶을 전체로 놓고 볼 수 있는 능력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는 가능성과 희망에 몰두하게 되는 시기이고,

허무하다는 느낌은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들에 대한 체험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즉, 삶 전체를 허무하다고 생각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더 많아 보이고 미지의 것들이 너무 많은 것이지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늙음을 느끼고 받아들일 나이가 되면,

또한 실존적 실패나 이별의 반복 체험을 하게 되면 삶의 허무함이나 덧없음에 대해 느끼고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나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삶을 부분적으로가 아닌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린다는 뜻일 수도 있겠습니다.

허무하다거나 덧없다는 말의 이면에 깔린 가장 큰 내용은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인간적 욕망이 추구하고 쟁취하고 보존하려 했던 것들은 반드시 사라지거나,

손에서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흐름을 벗어날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어떤 관계와도 세상에서 이별할 시간은 늘 진행형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그 어떤 대단한 자리도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코헬렛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세상의 모든 일은 허무한 일뿐이니,

소용없는 일에 열심히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일까요?

결론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세상은 허무합니다. 이를 실존적 이해라고 합니다.
세상은 결코 허무한 것이 아닙니다. 이를 어려운 말로 존재론적 이해 혹은 신앙적 이해라고 합니다.

실존적 이해란 이 세상이 전부라고 전제할 때 얻어지는 이해입니다.
그렇다면 존재론적 이해 혹은 신앙적 이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간단히 말해서 삶의 한가운데 하느님께서 계시는 것입니다.
허무함을 깨닫게 해주시는 것도 하느님의 뜻이며,

그 허무함을 넘어서는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는 것도 하느님의 뜻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덧없는 것들에 영혼을 빼앗겨서 소중한 삶을 소비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을 위한 삶에 집중해야만 한다는 이해입니다.

그렇습니다.
최선을 다해 가치 있는 삶을 만들고자 애를 써야 합니다.
죽음조차 허무하게 할 수 없는 복음적 가치들을 살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덧없는 것과 가치 있는 것들을 식별하면서 살고자 지혜를 청해야만 합니다.
삶의 모든 순간들에 대하여 올바르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절대적 희망을 살아야 합니다.

잊지 마십시오.
진짜 허무는 거짓에 모든 것을 거는 것임을 말입니다.

(김 대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신부)

https://www.facebook.com/WithfatherPinetree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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