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5 조회수695 추천수9 반대(1)

동생 수녀님이 휴가를 와서 어머니와 함께 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세종문화 회관으로 가서 이 미자 콘서트를 보았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무척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매일 어머니를 모시고 산책을 하겠다고 합니다. 시장에 들려서 장도 보고, 식사도 하겠다고 합니다. 마음 씀이 좋고, 고마운 동생입니다. 생각해 보면 동생은 늘 휴가 때면 부모님과 함께 하였습니다. 언젠가는 대천의 요나의 집엘 가기도 했고, 수안보 온천엘 가기도 했고, 제주도엘 가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저 필요한 경비를 보내 드리곤 했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휴가를 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주로 하였습니다. 동생은 부모님께서 좋아하실 것 같은 일을 함께 하였습니다.


며칠 전에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선배 신부님께서 식당으로 오셨습니다. 저희는 식사를 마치고 계산으로 하려고 했는데, 선배 신부님께서 저희들의 밥값도 미리 계산하고 가셨다고 합니다. 평소에 그리 친분이 많았던 것도 아닌데 참 고마웠습니다. 선배라고 권위를 내세우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를 위한 배려를 하고, 부족한 것이 있어도 격려해주는 모습을 봅니다.


언젠가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행복이란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이란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이 소유하려 합니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싶어 합니다.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더 건강하게 그리고 더 오래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 욕망들 앞에서 오늘 제1독서의 말은 정말 사실인 것 같습니다. ‘더 많이 소유하려하는 것, 더 많은 권력을 가지려 하는 것, 더 건강하게 그리고 더 오래 사는 것들은 정말 헛된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매 순간 삶의 자리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사람의 손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마도 그분들은 이 세상을 좀 더 깨끗하게 하였다는 행복을 맛보았을 것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조카의 등록금을 내준 삼촌이 있습니다. 본인도 그리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공부할 조카를 보며 삼촌은 이 세상이 좀 더 환해진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지난 봄 길가에 코스모스를 심었던 분들이 있습니다. 가을, 길가에는 예쁜 코스모스들이 바람에 춤을 추고 있습니다. 코스모스를 보면서 길을 걷는 분들은 참 마음이 밝아질 것 같습니다. 봄에 코스모스만을 심은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희망을 심은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만을 좋아했던 헤로데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행복입니다.

해야 할 일은 좋아하다면 우리 모두는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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