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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불안하면 조급해진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5 조회수968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


복음: 루카 9,18-22






아기예수를 경배하는 성 프란치스코와 성 라우렌시오


카라바죠 작, (1609), 캔버스유화, 268X197, Formerly San Lorenzo, Palemo


     < 불안하면 조급해진다 >

      

2차 세계대전 유태인의 과월절에 꼭 등장하는 노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노래 제목은 아니마민인데, 히브리어로 나는 믿는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노래가 작곡된 곳은 놀랍게도 공포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였습니다. 이 노래의 시작은 이렇게 됩니다.

우리는 구세주가 오리란 걸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조금 늦게오십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아 모든 인간은 의미를 찾는다는 내용의 책을 저술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유태인 의사 빅터 프랭클은 당시 죽음이라는 엄청난 공포를 잘 이겨냈습니다. 바로 한 시간 전까지 자신과 이야기하던 사람이 가스실에 들어갔다가 동태눈을 하고 들려나오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는 음식을 입으로 떠 넣었습니다. 그런 자신이 감정결핍자로 여겨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살아야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깨진 유리조각으로 수염을 깎았습니다. 피가 날 정도로 붉고 푸르게 턱이 변했습니다. 그리고는 반잔의 커피를 옷에 찍어 얼굴을 닦았습니다. 아직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치 군인들은 그렇게 얼굴을 말끔하게 하고 있는 프랭클을 가스실로 집어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포기할 때 남들도 나를 포기합니다.

 

이렇게 믿음이 있고 희망이 있는 사람들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를 자신이 정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느님이 정해주시는 때를 끈기 있게 기다릴 뿐입니다.

저는 낚시를 할 줄은 모르지만 낚시에는 참 좋은 철학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마치고서 무작정 기다리는 것입니다. 지렁이를 매달고 멀리 던져놓습니다. 그리고는 찌가 흔들리기만을 기다립니다. 더 이상 무언가를 하는 것은 오히려 물고기를 잡는데 방해만 될 뿐입니다. 그리고 찌가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해서 바로 낚아채면 안 됩니다. 물고기가 확실하게 바늘에 걸리는 순간을 느껴야합니다. 그 때가 아니면 바늘이 물고기 입에서 빠져나가 허탕을 칠 수가 있습니다.

이 정확한 때를 물속에 들어가서 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표징에 집중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설교자는 말합니다. 모든 일에 때가 있지만 우리는 그 때를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하느님이 정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시작에서 종말까지 하시는 일을 인간은 깨닫지 못한다.”

그렇습니다. 가장 적당한 때를 알지 못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면 그저 그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멍하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 길을 다녀오는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내처럼 바람소리 속에서도 남편의 발자국 소리를 분간할 수 있는 마음으로 깨어 기다려야 합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돌아오는 작은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이 이러하였을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 또한 하느님도 어떻게 하실 수 없기 때문에 그분도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이렇게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하느님의 섭리를 믿는 사람입니다. 오면 오고 안 오면 마는 것이지만 올 때 스쳐가게 놓아두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는 종말이 곧 오느니 마느니 하면서 불안함을 조장하는 종교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때가 되면 어차피 가야 하는 인생인데 왜 그 불안함이 벌써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포기해 버리는 것일까요? 불안하면 서두르게 됩니다. 그들은 이것을 노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는 그분이 정하시는 것이고 그 때가 오기 전까지는 아직 오지 않은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조급함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망치는지 모릅니다. 경영학에서는 구매자와 가격을 흥정할 때 먼저 내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지 말라고 합니다. 상대가 내가 원하는 가격보다 더 많이 쳐 주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말해버렸다가는 그만큼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서두르면 손해 봅니다. 모든 것을 정하시는 것은 주님이십니다. 모른다면 기다릴 줄 알면 됩니다. 그러나 희망을 가지고 깨어 기다려야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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