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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우리 각자가 모두 천사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9 조회수943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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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 각자가 모두 천사

 

 

세분의 대천사 축일에 천사의 존재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교회 전통에 따르면 천사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연결시키는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사자(使者), 즉 심부름꾼입니다. 하늘나라에 적을 둔 하느님의 일을 하는 영적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참으로 개념 정의하기가 애매모호한 존재가 또한 천사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지상에서 천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숨어서 피는 꽃처럼 소리 없이 하느님의 뜻을 찾고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대신해서 가난하고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을 위로하는 사람들 역시 이 시대 천사들입니다. 힘겨운 지상여정을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하며 환한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또한 천사들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 각자 각자가 천사입니다. 우리 내면엔 선을 행하려는 좋은 의지,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측은지심이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의 사랑의 인호가 아로새겨져있습니다. 우리 영혼은 하느님 자비의 역사가 생생히 기록된 노트입니다. 결국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사명을 부여받은 천사들입니다.

 

때로 투박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질그릇 같은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그 질그릇을 예수 그리스도의 빛으로 가득 채울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대천사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 이런 체험 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그가 내 삶 안으로 들어오자 어두웠던 내 삶이 환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내 가까이 다가오자 무기력했던 내 삶이 봄 비 끝 초목처럼 생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그로 인해 내 삶이 빛을 발하고 가치와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내가 다시금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내가 고통을 잊고, 그로 인해 내 삶이 나아지는 느낌...이것이 바로 구원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낸 천사가 틀림없습니다.

 

한 인간을 바라보며 참으로 놀랄 때가 있습니다. 한 인간이 때로 고통이고, 십자가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 한 인간으로 인해 내가 숨을 쉴 수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 인해 내가 지옥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한 인간 존재 그 자체가 기쁨의 원천이고 행복의 원천이고, 그가 있음으로 인해 내가 오늘 구원되는 그런 체험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 시대, 우리에게는 보다 많은 천사가 필요합니다. 측량할 수 없이 깊은 하느님의 사랑을 사랑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천사, 아무런 희망도 없이 의기소침해있는 이웃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천사, 무인도처럼 고립된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로 다가가는 천사, 구원을 가져다주는 사랑의 언어를 매 순간 사용하는 천사가 필요합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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