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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대한 사랑 - 2014.9.30 화요일(순례42일차),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30 조회수1,047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2014.9.30 화요일(순례42일차),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0-420) 기념일, 

욥기3,1-3.11-17.20-23 루카9,51-56

                                                        
관대한 사랑


하느님을 닮아갈수록 관대한 마음, 관대한 사랑입니다. 
오늘은 순례42일차입니다. 

지난 주일 순례40일차부터의 체험이 자못 색다르고 풍요롭습니다. 
이런 다양한 내적체험과 깨달음이 바로 하느님 체험이요, 
이런 체험과 기억의 축적을 통해 관대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지난 40일차 연중 제26주일, 
뒤늦게야 성서에서 40이란 숫자의 의미를 제 순례와 결부시켜 묵상했습니다. 

엘리야가 40일을 걸어가 호렙산에서 하느님을 만났듯이 
저는 순례40일차에 산티아고 대성전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며 주님을 만났고, 
예수님이 40일간 사탄의 유혹을 통과하고 천사의 시중을 받았듯이 
저희 순례일행은 순례40일차에 천사같은 우리집민박 주인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매일 순례를 떠나기전 얼굴에 발랐던 선크림도, 발바닥에 발랐던 바세린도, 
늘 손에 잡았던 스틱도 순례40일차부터는 필요없게 되었습니다.

어제 순례41일차 체험이 색다릅니다. 
40일 동안 걷다가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2시간에 걸쳐 풍광 좋은 바닷가 마을 묵시나를 갔었고, 
이어 택시로 유라시아의 땅끝인 스페인의 피스텔라에 도착하여 또 순례카드에 확인도장을 받았습니다. 
순례 3/4을 늘 끝없는 지평선을 보다가 
41일차 처음 바다를 구경했고 종일 하늘과 바다가 닿은 수평선을 보았습니다. 

마침내 해가 지는 장엄한 일몰시간 오후 8:20분쯤에는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사진도 
여러 장 찍었습니다.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은 날도, 카톡으로 사진을 많이 보낸 날도 처음입니다. 
많은 분들이 한없이 맑고 파란 하늘과 바다를 배경한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활짝 열리는 듯 했다는 고백입니다.

지평선에 이어 수평선을 보며 하느님의 끝없이 관대한 마음, 관대한 사랑을 묵상했습니다. 
하늘이신 하느님께 닿을 때 
하느님을 닮아 지평선 같은, 수평선 같은 관대한 마음, 관대한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얼마간의 선물도 마련했고 잠시 가이드했던 젊은이에게도 선물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조개껍질 형상에 화살표가 그려져있는 이정표의 고마움을 순례한 사람은 다 압니다. 

바로 작은 인조석에 이와 똑같은  그림과 표지가 있는 이정표입니다. 
'인조석을 선물하나?' 내심 웃었지만 돌이라 하여 다 똑같은 돌이 아니듯, 
사람이라하여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님을 생각했습니다. 

이정표가 되는 돌처럼, 하느님을 향한 이정표가 되는 사람, 얼마나 멋있는 돌이요, 사람이겠는지요. 
사실 평생순례여정에 이정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이 인조석 이정표를 늘 책상위에 놓아두고 늘 새롭게 주님을 향해 노력하기 바랍니다."

젊은이에게 조언과 더불어 이정표를 선물했고, 강복도 주었습니다. 

순례를 통한 이런저런 체험과 축적된 좋은 기억들이 마음을 넓게 합니다. 
이런 모두가 하느님 사랑의 놀라운 체험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관대한 마음이 하늘같고 바다같습니다. 
편협하기 짝이 없는 제자들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바로 하느님 사랑체험의 깊이를 반영합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시기를 원하십니까?"

예수님을 환대하지 않는 사마리안들에 분개하는 편협한 제자들입니다. 
이어 예수님은 돌아서서 제자들을 꾸짖고 다른 마을로 향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마리아인들을 받아들이는 관대한 마음의 주님이십니다. 

신앙이 없다 걱정하는 이에게 '신앙이 없으면 양심으로 구원받는다'하시며, 
양심대로 살 것을 권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관대한 마음도 잊지 못합니다. 

1독서의 욥의 고통이 너무 큽니다. 
그대로 하느님께 바치는 탄원기도입니다. 

"어찌하여 그분께서는 고생하는 이에게 빛을 주시고, 영혼이 쓰라린 이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는 사내에게, 하느님께서 사방을 에워싸 버리시고는 생명을 주시는가?"

욥은 평생 하느님을 경외하며 산 의인입니다. 
욥의 하느님 사랑의 깊이, 믿음이 깊이를 깨닫게 하는 탄원기도입니다. 
처절한 고통중에도 추호도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은 욥의 관대한 믿음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점차 관대한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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