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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제 손을 입에 갖다 댈 뿐입니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02 조회수915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독서: 루카 10,13-16




예수님 십자가의 길


MEMLING, Hans 작, (1470-71)


     < "제 손을 입에 갖다 댈 뿐입니다." >

          

저는 군에 있을 때 운전병을 하였습니다. 그때 인사계들이 있었는데 계급은 상사였고 대부분은 대학을 나오지 못하고 어렸을 때 군대에 들어와 제대하지 않고 군대말로 말뚝을 박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나이는 저희 아버지뻘 되었지만 아버지처럼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조금은 다혈질이고 또 조금은 무식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전방 철책 순찰을 하다가 아직 따지 않은 두릅이 많이 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자연산 숫두릅은 맛있고 영양도 좋아 값도 비쌌습니다. 인사계와 저는 차를 세우고 그 곳으로 뛰어 내려가 두릅을 열심히 채취하였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한 사병이 우리가 있는 곳이 지뢰밭이라고 소리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발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인사계도 그랬습니다. 인사계는 칼을 꺼내더니 땅을 조심스럽게 찌르며 자신이 밟은 곳만 밟고 자신을 따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인사계는 칼로 찌르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만을 밟으며 안전한 곳으로 저를 인도했습니다. 저는 인사계의 발만 보며 다른 곳을 밟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그를 따랐습니다.

   

사제가 되어 상당히 다양한 성격의 신자들을 만납니다. 어떤 분은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도 동의하지 못하며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 어떤 신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이 중요하지 사제나 교회가 말하는 것에 굳이 순종할 필요는 없다고도 말합니다.

군대에서는 한 달 먼저 들어와도 그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밖에서 무엇을 했던 상관없습니다. 군대라면 군대에서 생활했던 경험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일류대를 나와도 고등학교만 나온 선임에게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가끔은 그런 경험을 무시하고 자신이 더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인 것입니다.

   

마르틴 루터는 교회에서 하는 일들이 자신의 이성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고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에 대한 반박문을 내걸었음에도 교회는 합당한 대답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교회가 자신의 생각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종교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개인이 어떻게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와 그 전통적 가르침과 수많은 교회지도자들보다도 더 현명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저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오랫동안 믿어왔다면 저들이 내 개인의 생각보다 옳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가져야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결국 교만이란 것이 믿지 못하게 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는 욥기인데 욥의 갈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세상에 욥만큼 하느님께 충실했던 사람이 없지만 욥은 자신의 모든 자녀들과 재산과 건강과 아내의 존경, 친구의 우정까지 잃어버립니다. 남은 것이라곤 끈질기게 붙어있는 생명뿐입니다. 욥은 자신이 태어난 날을 원망합니다. 욥의 아내는 차라리 하느님을 원망하라고 합니다. 욥도 차마 입으로 그 원망을 쏟아놓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하느님이 이해할 수 없는 분이라고 책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욥에게 그렇게 하신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탄에게 욥의 믿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고 또 세상에도 욥을 통해서 우리가 잘못해서가 아닌 다른 이유에서도 고통을 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시려는 의도도 있으셨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인간인 우리들은 조금만 안 좋은 일이 벌어져도 하느님의 생각이 우리보다 짧은 것인 양 불평을 합니다.

그럴 때마다 하느님은 오늘 욥에게 물어보았던 이런 것들을 우리에게도 물어보실 것입니다. 아침에게 명령해 본 적이 있는지, 땅을 뒤흔들 수 있는지, 바다의 원천까지 가 보았는지, 심연의 밑바닥을 걸어 보았는지, 죽음의 대문에 가 본 적이 있는지, 빛과 어두움의 자리가 어디인지 등을 말입니다.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이 모든 것들을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만드셨다면 이런 것들이 대해 잘 아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지혜 앞에서 욥이 대답한 이 말밖에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보잘것없는 몸, 당신께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손을 제 입에 갖다 댈 뿐입니다.”

,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것에 대해 항상 은총임을 믿으며 다만 감사해야 할 뿐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을 수 없다면 하느님보다 더 똑똑하다고 말하는 것이고, 교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 모든 교회를 거쳐 간 모든 사람들보다 내가 더 똑똑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욥이 하느님께 승복하였듯이 하느님의 섭리에 또 교회의 가르침에 승복할 수 있는 겸손함을 지녀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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