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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회개와 찬미 - 2014.10.3 연중 제26주간 금요일(순례45일차),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03 조회수904 추천수8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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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2014.10.3 연중 제26주간 금요일(순례45일차), 
욥기38,1.12-21;40,3-5 루카10,13-16


회개와 찬미


오늘은 순례45일차입니다. 
어제 순례44일차는 온종일 파티마 성모성지를 이냐시오 형제와 순례했습니다. 
사진도 가장 많이 찍은 날입니다.

어느 성지를 방문하든 우선 느껴지는 것은 '평화'입니다. 
새삼 인류 최상의 가치가 평화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어제는 정말 평화 자체였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은 그대로 성모님의 마음, 하느님의 마음처럼 느껴졌습니다.

흡사 어머니 품에서 노니는 아이들처럼 모두가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곳곳에서 바라보는 파티마 도시 역시 참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성모님은 그대로 하느님의 모성을 상징합니다. 
성모님이 계시지 않으면 교회는 어머니 없는 집처럼 참 썰렁하고 쓸쓸할 것입니다.

오전에는 파티마 대광장 주변의 성전을 주로 순례했고 
얼마간의 시간은 보속하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걸으며 묵주기도를 바쳤고, 
자주 이렇게 기도하는 신자들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파티마 대광장을 벗어나 외곽지대에 있는, 
루시아 성녀가 성모님의 발현을 체험한 곳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는 
십자가의 길도 이냐시오 형제와 바쳤습니다. 
각처마다 아름답고 품위가 있었고 도합하여 약2km정도의 긴 거리였습니다.

십자가의 길후에는 루시아가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한 곳과 생가를 순례하니 

하루를 가득채운 느낌이었습니다.


순례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성전 거대한 유리벽에 여러나라 글자와 함께 

한글로 새겨진 시편 몇구절이었습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창공은 그 손수하신 일을 알려주도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주시며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각해 주시나이까"


바로 위 말씀이 오늘 강론의 실마리가 됩니다. 
하느님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경외와 찬미의 대상입니다. 
하느님의 신비들로 가득한 놀라운 세상입니다. 
이를 깨달을 때 저절로 샘솟는 찬미와 감사요, 회개와 겸손입니다. 
이런 찬미를 통해 비로소 하느님을 알아가게 되고 더불어 자신을 알아가게 됩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 역시 하느님 체험을 반영합니다.
"당신 숨결을 피해 어디로 가리이까? 
당신 얼굴을 피해 어디로 달아나리이까?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 당신이 계시고, 
저승에 누워도 당신이 거기 계시나이다."

"제가 새벽 놀의 날개 달아, 
바다 끝에 자리 잡아도, 
거기서도 당신 손이 저를 이끄시고, 
당신 오른 손이 저를 붙드시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일은, 살 길은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일뿐입니다. 
바로 1독서의 욥은 이 점을 망각했습니다.

고통이 너무 컸기에 하느님 찬미를 잃어버렸습니다. 
복음의 코라진과 벳사이다 주민들 역시 하느님 찬미를 잃었기에 죄악속의 삶이었습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 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회개와 찬미는 함께 갑니다. 
회개할 때 찬미요 찬미할 때 회개입니다. 
일상의 모든 기적들이 우리를 찬미하게 하고 회개에로 이끕니다.

코라진과 벳사이다 사람들은 별종의 사람들이 아니라 

하느님 찬미를 잃어 버렸을 때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1독서의 욥은 하느님을 체험한 후 즉시 회개합니다.

"저는 보잘것 없는 몸, 당신께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손을 제입에 갖다 댈뿐입니다. 
한 번 말씀드렸으니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두 번 말씀드렸으니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욥의 회개가 단호하고 철저합니다. 
분명 더 완전한 찬미의 사람으로 변모했을 욥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를 찬미의 사람으로 변모시켜주십니다.

"주님, 영원한 길로 저를 이끄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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