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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프란치스코와 성 베네딕도 - 2014.10.4 토요일(순례46일차),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04 조회수1,044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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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님의 사진.



2014.10.4 토요일(순례46일차),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기념일, 욥기42,1-3.5-6.12-17 루카10,17-24

                                            

성 프란치스코와 성 베네딕도


오늘은 순례 제46일차가 되는 날이자 제 영명축일입니다. 
산티야고 순례의 말미에 맞는 축일이기에 느낌이 각별합니다. 

이번 축일은 산티아고 순례후 받은 또 하나의 증서로 인해 의미가 깊습니다. 
바로 올해는 
전설같은 실화로 성 프란치스코가 산티아고를 순례한지 8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증서입니다. 

마침내 성 프란치스코가 산티아고 순례 800년후 
대한민국의 이 수철 프란치스코 수도사제와 이냐시오 형제가 산티아고를 순례했습니다.

어제의 순례는 파티마에서 산티아고까지 장장 8시간에 걸친 버스순례였습니다. 
파티마에서 현지시간 9:15분에 출발하여 산티아고에 도착하니 오후 현지시간 6:15분이었습니다. 
10월2일(산티아고-파티마)처럼, 온종일 버스안에서 지낸 것입니다. 

이틀 묵었던 '크리스토 레이' 호스텔에서 버스터미널까지 20분정도 힘차게 걸어오는 동안 
산티아고 대성전이 있는 광장에서 잠시 주모경을 바친후 강복을 했습니다. 

생각할수록 감사할 뿐입니다. 
하느님의 보호가 있었기에 대부분 좋은 날씨에 순탄한 일정에 둘 다 건강했습니다. 

파티마에서 산티아고까지의 버스순례가 상징하는바 그 의미가 자못 깊습니다. 
파티마에서 산티아고에 오는 차는 하루 1회로 이 시간을 놓치면 도저히 그날 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파티마에 도착하여 잔뜩 긴장한 것도 오전 9:15분의 차시간이었습니다. 
제때 시간에 제대로 차를 타야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우리 인생내적순례여정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제때 시간을 놓치고 제대로 인생 차를 타지 못해 낭패를 보는 인생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파티마에서 산티아고까지 분명한 목적지가 있는 것처럼 
우리 인생순례여정 역시 목적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 목적지가 없이 인생여행하는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죽음은 인생순례가 끝나고 목적지인 하느님께 귀가 하는 시점인데 
하느님 목적지 없이 살아온 이들의 죽음은 참 착잡할 것입니다. 
간혹 십자고상이 없는 거실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중심이 없는 삶을 상징하는듯 암담한 느낌도 들 때가 있습니다.

성인들은 인생순례여정을 성공리에 마치고 목적지인 하느님의 집에 무사히 도착한 분들입니다. 
어제 장장 8시간의 버스순례를 마치고 우리민박집 주인의 환대를 받으니 
마치 하느님의 집에 성공적으로 귀가한 느낌이었습니다. 

바로 성 프란치스코는 물론 성 베네딕도 등 모든 성인들이 
인생순례에 성공하여 무사히 하느님의 집에 귀가한 분들입니다. 
오랜시간 걸려 하느님의 집에 귀가한 분도 있고 짧은 시간에 귀가한 분도 있으니, 
성인들의 산 햇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과연 하느님의 집 귀가 시간을 염두에 두고 늘 깨어 사는 이들은 얼마나 되겠는지요. 
하느님의 집, 목적지 없이 방황하다 인생여정 허무하게 마치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와 성 베네딕도의 대조가 재미있습니다. 

전 교황님이 베네딕도 16세에 이어 프란치스코 현 교황입니다. 
제가 개신교에서 개종전 알았던 유일한 성인이 프란치스코 였고 
개종후 세례는 물론 수도명도 프란치스코로 택했습니다. 

베네딕도회 입회과정 역시 똑같습니다. 
유일하게 알았던 수도회가 베네딕도회였고 더 생각할 것 없이 베네딕도회에 입회했습니다. 
그러니 제 수호성인이신 두분 프란치스코와 베네딕도는 제 운명이자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밖으로는 산, 안으로는 강, 천년만년 임 기다리는 산, 천년만년 임향해 흐르는 강'

제가 자주 인용하는 베네딕도회 영성을 요약하는 자작시입니다. 
제 경우에 빗대어 '밖으로는 베네딕도, 안으로는 프란치스코'라 칭하며 자족하기도 합니다. 
산같은 수도승 베네딕도 성인과 
강같은 시인이자 신비가였던 프란치스코 성인과의 보완이 참으로 기가 막히게 완벽합니다. 

 분 모두 인생순례여정 성공리에 마치고 하느님의 집에 귀가하신 분입니다. 
이들의 선종 실화가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오늘 1독서, 욥의 내적순례여정이 참 파란만장한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성공적으로 하느님 목적지에 도달합니다. 
참회를 통해 완전히 하느님의 집에 안착했고 그 인생 해피엔드로 마감합니다. 

그의 참회 고백이 참 진솔하고 아름답습니다.

"저는 알았습니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음을, 당신께는 어떠한 계획도 불가능하지 않음을! 
당신께서는 '지각없이 내 뜻을 가리는 이 자는 누구냐?'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에겐 너무나 신비로워 알지 못하는 일들을 저는 이해하지도 못한채 지껄였습니다. 
당신에 대하여 귀로만 들어왔던 이 몸, 이제는 제눈이 당신을 뵈었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며 먼지와 잿더미에 앉아 참회합니다."

욥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목입니다. 
이런 참회로 성공리에 내적인생순례를 마친 욥에게 하느님은 놀라운 축복을 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한 대목도 의미심장합니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하느님이 내 삶의 중심이 되시고 내 인생순례의 목적지가 된 이들이 
바로 하늘에 그 이름이 기록된 이들입니다. 

이 하나면 족합니다. 
더이상 무엇을 바라고 욕심내겠습니까? 
그러니 
우리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을 더욱 열렬히 사랑함으로 
하늘에 기록된 우리 이름이 더욱 선명히 빛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오늘 하루도 성공적 내적순례여정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 받으소서. 
아버지는 이런 하늘나라의 신비를 우리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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