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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하늘나라의 실체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12 조회수810 추천수13 반대(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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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늘나라의 실체

 

 

우리 모두에게 언제나 궁금한 궁극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질문 하나가 있습니다. 언젠가 입국하게 될 하늘나라의 실체입니다. 한 봉쇄 수녀원 부활성야 미사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전례를 목숨처럼 중요시하는 수녀님들이기에 갖은 정성을 다 기울여 미사 전례를 준비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은 아름다운 전례에 감동했고 너나할 것 없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생생하게 체험했습니다.

 

잘 아시는 바처럼 부활성야 미사는 독서도 한 두 개가 아니고 빛의 예식도 추가되는 등 소요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거룩하고 정성스런 분위기에 압도되어 깊이 몰입하니 전혀 시간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거룩한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회중은 그 말씀을 진지하게 묵상한 뒤 아름다운 성가로 응답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당시 그 거룩한 전례의 자리에 함께 있으면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하늘나라에서 펼쳐질 광경은 아마 이런 광경이 아닐까? 하느님이 중심에 자리하시고 성모님·요셉 성인과 더불어 수많은 성인성녀들이 함께 하시며, 사랑으로 충만한 뽑힌 이들이 둘러앉아있는 곳 말입니다. 그곳에서는 항상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의 말씀이 선포되며, 함께 자리한 사람들의 기쁨에 찬 찬미의 응답이 계속해서 울려 퍼지는 곳.’

 

사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늘나라에 초대되지만 어떤 사람들 특히 영성생활에 맛들이지 못한 사람들, 기도생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분위기가 너무나 지루하고 괴로워 마치 생지옥 같은 느낌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그들이 지상에서 그토록 즐겨보던 막장 드라마도 더 이상 없습니다. 더 이상 상다리 부러지는 휘황찬란한 연회상도 없습니다. 그들 입장에서 그저 밋밋하기만 한 말씀 잔치만 되풀이되니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그러니 이 지상에서부터 밋밋한천국 생활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검소하고 단순한 생활 습관,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천진난만한 생활 태도, 쉬지 않고 기도하는 영적생활.

 

사실 하늘나라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해 활짝 열려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대자대비하신 분, 선인에게나 악인에게나 상관없이 골고루 비를 내리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죄악이 진홍빛 같다 할지라도, 지난 삶이 너무나 부끄러워 쥐구멍만 찾는다 할지라도, 너무나 부당해서 매일 가슴을 친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나’ ‘만나는 대로그저 존재 자체로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잔치에 초대하십니다.

 

단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천상복락에 참여하기 위한 한 가지 작은 조건이 있습니다. 잔치에 합당한 예복을 갖춰 입는 것입니다. 그 예복도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잔치 주인이신 하느님의 적극적인 초대에 두말 하지 않고 응하는 것입니다. 천국 생활이란 하느님께서 차려놓으신 산해진미를 감사하며 만끽하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것이며 그분 권고에 따라 회개의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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