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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언제 철이 드나?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13 조회수1,267 추천수18 반대(0) 신고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루카  11,29-32




언제 철이 드나?  

 

저는 학생시절 자취생활도 오래했고 신부가 되어서도 특수사목에 종사하느라 밥은 물론 빨래도 혼자 해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빨래 걱정, 밥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뜻한 바가 있어서 세탁기도 사용하지 않고 손빨래를 했고 짤순이를 이용 했습니다. 빨래하고 다림질 하고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지만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양말 한 짝도 빨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탁을 하던 시간만큼 시간이 남아야 할 텐데 그렇지를 않습니다. 더러움을 씻겨내면서 내 마음의 더러움도 깨끗이 정화되기를 소망 했고 다림질을 하면서 내 마음이 반듯해지기를 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파출부가 다해주니까 그런 생각을 할 기회도 많이 놓쳤습니다.


 

분명한 것은 남이 나를 정화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겉은 깨끗하게 해줄 수 있을지언정 속을 거룩하게 하지는 못합니다. 옷이 더러워지는 것보다도 내 마음이 더 빨리 더러워지는데도 세탁하는 것에는 민감하면서도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는 것에는 소홀합니다. 구두를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하면서도 내 마음을 빛나게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간직합니다. 외적인 매무새에 매달리지 말고 마음을 가꾸고 다스리는 일에 다시금 정성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요구하는 군중을 보시고 요나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 가 11,30).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마음의 쇄신을 갖지 않은 이상 어떤 것을 보여줘도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 부모들이 “내가 죽어야 저놈이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라고 말하며 한숨짓는 것과 같이 예수님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회개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고 한탄을 하셨습니다. 마음을 열고 주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려는 사람만이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서 보이신 표징을 알아보게 됩니다. 믿음을 지닌 사람에게는 예수님께서 구원의 표징이 되고,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단죄의 표징이 됩니다.


 

요나 예언자가 회개의 삶을 가르쳤을 때 삶을 바꾼 사람은 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은 살게 됩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거부하는 사람은 생명을 누리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벌하시는 것이 아니라 믿지 않는 자체가 벌이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벌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말씀을 마음에 고이 간직하여 실행하는데서 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일상을 하느님의 손길이 주어지는 자리로 인정할 때 매 순간 접하게 되는 모든 것에서 하느님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내적인 마음의 변화 없이는 주님의 손길이 매 순간 주어져도 결코 그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바꾸십시오. 주어진 모든 것이 주님께서 주신 일이라고 받아들이십시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든지 억지로 할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쁘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나를 도구삼아 일하십니다. 그러니 감사하십시오.


 

성녀 줄리아르는 말합니다. “정력적으로 온 힘을 다해서 일하되 법석을 피우지 마십시오.” 성 아우구스티노는 “하느님은 항상 일하시나 조용히 하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얼마나 말이 많은가?조용한 가운데 함께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표징을 요구하지 말고 삶의 자리를 표징의 자리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일상 안에서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갖는 만큼 삶이 바뀔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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