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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10월18일 토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18 조회수1,065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10월18일 연중 제 28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루카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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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에 올렸던 묵상입니다. 저도 다시 읽어보며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져봅니다.)...

십 년이라는 시간의 신학교 생활, 그 안에는 몇 차례의 힘든 고비를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여러 번의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신학과 3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순수함과 제법 잘 돌아가는 논리적인 머리로 인해서,
사제로서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인 생각으로 치달릴 때였던 것 같습니다.
하여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다가와 힘들어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의욕을 잃고 방에 처박혀있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큰 형 토마스 신부가 밥 한끼 같이 하자고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혜화동 로터리에 있는 삼겹살 집을 갔지요.
그냥 궁금해서 왔다는 형의 말에 그저 괜찮다고 답하면서 소주 잔을 주고 받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헤어질 무렵 형이 용돈과 함께 편지 한 장을 내 손에 쥐어주더군요.
헤어진 후, 방에 들어가 형이 준 편지를 읽었습니다.
지금도 편지지의 질감과 필체까지 기억하고 있는 형의 글이 눈에 생생합니다.

“당신은
왜 그리도 많은 색깔들 중에
검은 색의 옷을 택하였소!
늘 죽어야 산다는 진리를 깨달으시오.”

삼십 년이 흐른 지금도 힘이 들 때는 형이 주고 간 몇 자 안 되는 그 말을 떠올립니다.
돌아보면, 셀 수도 없는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건강하게 고뇌하고 있을 많은 후배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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