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23 조회수632 추천수7 반대(0)

어제는 2개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한분은 여행을 다녀오셔서 차와 꿀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다른 한분은 정성껏 담근 매실그리고 맛있는 사탕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사제를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담긴 선물이었습니다. 비록 신학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모든 신학의 근본, 영성의 근본을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사랑은 주는 것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이유도 없이, 따지지도 않고 주는 것이 사랑의 본질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셨고,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고,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것처럼 믿음의 길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였습니다.


주는 것이 사랑의 본질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소유하려하고, 더 가지려하고, 그러면서 남을 속이고, 마음의 평화를 깨버리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마치 거대한 벽 앞에 서있는 작은 아이처럼 사랑의 본질을 실천하는 것이 힘겹고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음식 중에서 오래되면 발효가 되는 것이 있고, ‘부패가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발효가 되는 음식은 새로운 맛을 내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부패가 되는 음식은 먹을 수 없고, 먹으면 탈이 나기 마련입니다. ‘김치, 된장, 간장, 젓갈, 홍어, 게장과 같은 것들은 발효음식입니다. 그런 음식들은 오래 되어도 먹을 수 있고, 오히려 더 깊은 맛이 납니다. 하지만 부패가 진행된 음식은 아깝지만 버려야 합니다. 맛이 있어 보여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부패한 음식 때문에 다른 음식들도 함께 상하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보면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세상사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직을 하셨습니다. 퇴직 후, 모든 재산을 정리해서 캄보디아로 가셨습니다. 어느 시골로 가셔서 부인과 함께 학교를 세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컴퓨터와 영어를 가르치고 계십니다. 아이들이 배우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캄보디아가 좀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셨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그곳 아이들을 위해서 학용품을 모아서 보내 주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정수기를 보내주는 분도 있습니다. 마치 누룩이 맛있는 빵을 만들 듯이, 한 분의 사랑과 정성이 진한 향기가 되어서 이웃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제가 아는 선배 신부님께서는 몇 년 전 동티모르로 가셨습니다. 그곳에서 선교사로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훨씬 편할 텐데 스스로 누룩이 되기 위해서 선교사고 가겠다고 자원을 하셨습니다. 정말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부패는 음식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도 많은 부패가 있습니다. ‘거짓, 시기, 질투, 욕심, 욕망, 분노, 미움은 우리의 사회를 부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월호, 강정, 밀양, 판교는 우리 사회의 부패한 모습들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제 그만하자고 덮어서는 해결 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부패한 것들은 도려내야 합니다. 부패한 것들은 깨끗하게 정리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다른 곳을 오염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진실한 사람,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없기에 세상에 평화가 없고, 분열과 불신이 가득한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사람만이 희망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따뜻함이, 우리들의 진실함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면,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지치고 힘든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시오. 나의 멍에는 가볍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면 가정도, 이웃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도, 친구도, 이웃도 갈라설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2000년 전에 하신 말씀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돈 때문에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갈라서는 사람들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체면 때문에 장애인인 자녀를,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모른 척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욕망과 욕심 때문에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8월 방한하신 교황님은 어쩌면 우리 사회에 을 지르러 오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교황 방한의 주제도 일어나 비추어라였습니다. 그 불은 사랑의 불, 화해의 불, 용서의 불, 치유의 불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사랑의 불을 한번 밝혀 보면 어떨까요? 나눔의 불을 이웃에게 전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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