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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령의 끈으로 주어진 일치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23 조회수1,182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


복음: 루카 12,54-59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성모


 벨리니(Bellni, Giovanni) 작, (1475),  피렌체 콘티니 보나코씨 콜렉션


     < 성령의 끈으로 주어진 일치 >

     

며칠 전에 연합뉴스에 몸 불편한 할머니 도운 경찰에 건네진 사탕 두 알이란 훈훈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서울 이태원 파출소에 87세 할머니가 장을 본다며 나갔는데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20여일 전 신장수술을 받으셔서 2주 만에 극적으로 의식을 회복했으나 그 후유증으로 걸음걸이가 불편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신고를 접한 순경은 팔방으로 찾은 끝에 신고 받은 그 인상착의의 할머니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걱정하는 가족에게 전화하여 안심시킨 다음 차로 모시고 와서 더 이상 차가 올라갈 수 없는 경사 높은 길을 할머니를 업고 40여 미터를 갔습니다.

가족들에게 할머니를 잘 모셔다드리고 돌아오려고 하는데 할머니가 손짓을 하시며 나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사탕 두 알을 꺼내 건네며, “마침 집에 있는 것이 이것뿐이다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순경은 한사코 거절했지만 할머니가 주는 것이니 받아라고 해서 사탕 두 알을 손에 쥐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2월 임용돼 이태원파출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신 순경은 태어났을 때부터 할머니가 계시지 않아 손자가 느끼는 감정을 잘 몰랐는데, 그 할머니를 돕다 보니 마음이 짠했다. 이번에 느낀 감정을 소중히 간직해 경찰관으로서 어려운 분들을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작은 도움과 작은 갚음이지만 작지만은 않은 감동을 줍니다. 받으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양심에 받으면 주어야 한다는 법이 쓰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주고받는 무언가를 통해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는 일치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일치시켜 주는 힘은 바로 성령님이라고 정의합니다.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우리가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웃에게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기 이전에 자신 안에 성령님을 먼저 모시려고 노력해야합니다. 왜냐하면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맺어주시는 열매, 즉 사랑과 기쁨과 평화의 열매가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제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관계는 이 성령의 끈이 필요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아드님께 당신의 모든 것, 즉 성령님을 보내셨고, 아드님은 또한 그 성령님을 아버지께 돌려드렸습니다. 이 성령님을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고 제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바칠 제물이 더 이상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관계는 거기에서 끝나고 맙니다. 순경은 할머니를 업어주면서 제물을 바친 것이고, 할머니는 자신의 소중한 사탕 두 개를 내어주시며 보답을 한 것입니다. 이 오고가는 것이 사랑이고 관계를 이어주는 성령의 끈인 것입니다.

   

우리 고전 동화에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누이가 나중에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되고 호랑이는 떨어져 죽어서 수수가 빨갛게 것이라고 합니다. 동화가 좀 잔인합니다. 그런데 더 잔인한 것은 그 전에 호랑이가 오누이의 어머니를 잡아먹는 이야기입니다. 오누이의 어머니가 떡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산을 넘는데 호랑이가 나타나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떡 하나를 던져주고 다음 산을 넘었더니 또 나타나서 떡을 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떡이 다 떨어지자 손과 발까지 달라고 해서 그것마저 떨어지자 잡아먹혔다는 것입니다. 이는 아마도 모든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필시 자신을 바치는 희생의 선물이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떡은 선물이요 제물입니다. 이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상대의 사랑이 식었음을 직감하고는 관계가 끊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기 원한다면 필연적으로 끊임없이 바쳐야 할 제물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신앙인에게는 이 제물이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받는 성령님인 것입니다. 그 성령의 힘으로 온갖 선행과 봉사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바치시기에 아버지로부터 성령님을 받으시고 그것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실 수 있으셨습니다. 또 당신이 당신 생명을 아버지께 바치시기에 아버지께서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하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바치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요한 10,18)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바치시는 당신 생명이 성령이시고, 또한 아버지께서 아드님께 주시는 선물이 성령이시기에 아드님은 다시 생명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관계가 이 성령의 끈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외아들 이사악을 바치라고 요구하시고, 자신의 전 재산을 몽땅 봉헌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우리의 관계는 우리가 내어주는 것으로 맺어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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