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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10월 28일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28 조회수809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10월28일 연중 제 30주간 화요일 독서묵상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에페소서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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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묵상이 아니라, 저희 본당 자랑 좀 해야 할 듯 합니다.
저희 본당이 있는 곳은 일본 굴지의 회사들 공장이 적지 않게 모여있는 인구 약 23만 명 정도 되는 공업도시입니다.
따라서 약 1만 4천명의 외국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모여 사는 곳이지요.
그러다 보니 저희 본당 역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는 다국적, 다문화 교회입니다.
평균 30여 개의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있으며, 8개국어의 언어들이 다수자의 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 주임으로 부임된 후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주임신부로 부임을 해서 본당 분위기를 파악해보니,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본당이지만,

언어나 국적별로 여러 공동체가 존재하고 각기 다른 사제들이 와서 미사를 봉헌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하나의 교회가 아닌, 하나의 장소를 교대로 사용하는 이방인 집단들이 같이 따로 살아가는 처지였던 것이지요.

가톨릭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같은 장소에 있는 다른 나라 교회였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우선 언어별로 미사를 하러 오시던 신부님들께 저의 사목방향을 정중히 말씀 드리고,

더 이상 오시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원칙을 하나 세웁니다.
하나의 본당, 하나의 공동체, 하나의 가족이 이 본당이 이루어야 할 과제라고 말입니다.
먼저 일본인 신자들에게 부탁합니다.
우리 공동체가 국제적이라고 해도, 이곳은 일본이고 당연히 여러분이 주인이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른 국적의 형제들을 최선을 다해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합니다.
조건상 일본인만이 할 수 있는 것들로 외국인 형제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한 가족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해서 손을 먼저 내밀어 주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사실 일본인 신자들은 주인 의식을 갖는 것 자체를 차별의식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교회이니 차별은 있어서도 안되고 필요하다면 공동체간 서로 도와주는 정도로 만족하면 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각 언어별 미사를 제가 직접 봉헌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탁합니다.
여러분의 본당 신부는 나라는 것을 먼저 강조합니다.
모국어 미사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할 수 있게 배려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주일 미사는 일본어 교중 미사에 참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못을 박습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9년째 저는 다섯 나라 말의 미사를 봉헌하며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발음조차 흉내내기 힘든 언어 미사는 손님 신부님을 청하고 있습니다.

각 언어별로 소사목회를 조직하고 본당 전체 사목회에 연결이 되도록 합니다.
9년째 매주 8개국어로 주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일본어 교중 미사에서는 가능하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외국 형제들에게 메시지를 전합니다.
페이스 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번역이나, 다하지 못한 친교나 면담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으니 이야기 하려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여간 지금은 일본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교회임을 의식하고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언어소통 문제나 문화의 차이는 더 이상 벽이 되지를 않습니다.
손짓과 몸짓, 아는 단어들 사용해 해가며 너무도 자연스럽게 막힘 없이 움직여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바자가 있었는데, 준비하는 과정부터 끝마무리의 미사에 참여하는 모습까지 그리도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미소가 떠나지 못하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미사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한 가족임을 강조하십니다.
참 많은 이들이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살고 있는 시대입니다.
대한민국 역시 많은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든 지 오래되었습니다.
가끔 외국인들에 대한 옳지 못한 처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으로 안 좋습니다.

적어도 신앙을 가진 이들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의 국적은 하느님 나라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김 대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신부)

https://www.facebook.com/WithfatherPinetree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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