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29 조회수574 추천수7 반대(0)

어릴 때 읽은 그림책이 생각납니다. 천국과 지옥의 모습이었습니다. 지옥의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긴 젓가락과 숟가락을 자기 입에 넣으려 하니 음식을 흘리고 제대로 먹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천국의 사람들은 상대방의 입에 음식을 넣어 주었습니다. 모두들 맛있게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천국과 지옥의 모습을 쉽게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천국은 나누고 함께 사는 곳이었습니다. 지옥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곳이었습니다.

 

동창들과 만나면 사목이야기와 함께 건강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50이 넘으면서 건강을 좀 더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동창은 생각보다 젊어 보이고, 활기가 넘치는 것을 봅니다. 어떤 동창은 늘 병원 신세를 지고 있으며, 힘들어 하는 것을 봅니다. 신학생 때는 모두 건강하였고,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30년이 지나면서 서로 다른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동창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고, 술을 마시더라도 절제를 합니다. 하루를 기쁘게 보내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몸이 불편한 동창은 운동과는 거리가 멀고, 야식을 많이 먹고, 술과 담배도 즐겨합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친구는 건강남이 되었고, 어떤 친구는 부실남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한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은 음악학원을 20년 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아들이 아이들 때문에 더러워진 학원을 깨끗하게 칠해 주었다고 합니다. 엄마와 아내를 사랑하는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대에 입학한 딸은 과외를 해서 자신의 용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학교의 강의도 매 주 수요일은 비워 놓았다고 합니다. 엄마의 학원에 가서 아이들 채점도 해 주고, 사무실 정리도 해 준다고 합니다. 사랑과 정이 넘치는 가정입니다. 이 가정은 매년 새해 아침이면 가족들이 동네 산에 올라가서 하느님께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이 가정은 이미 이 세상에서 천국을 사는 것 같았습니다.

 

현실의 삶이 우선인 사람에게는 하늘나라로 가는 길이 너무 좁게 느껴질 것입니다. 성공, , 명예, 출세가 우선인 사람에게는 하느님 나라는 먼 훗날 가도 되고, 안가도 할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잠시의 쾌락과 경쟁에서의 승리 때문에 기도와 미사는 나중에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 나라는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 일 것입니다.

 

예전에 맹인가수 이용복씨가 부른 노래가 있습니다. 제목은 어린 시절입니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 아름다운 시절은 꽃잎처럼 흩어져 다시 올 수 없지만 잊을 수는 없어라.”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고, 추억을 마음에 담고 사는 사람에게는 결코 좁은 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늘나라는 사법고시 보듯이 공부를 해서 가는 곳은 아닐 것입니다. 박 태환 선수처럼 월등한 체력과 실력이 있어야 가는 곳은 아닐 것입니다. 삼성이나 현대처럼 엄청난 재력이 있어야 가는 곳도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뛰어나고, 능력이 있고,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좁게만 보이는 곳이 하늘나라일지 모릅니다. 하늘을 두려워하며 섬기는 사람, 가족을 사랑하고 돌보며, 이웃과 더불어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에게 하늘나라는 결코 좁은 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원의 문을 열수 있는 열쇠는 희생과 나눔입니다. 십자가와 사랑입니다. 믿음과 희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와 사랑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믿음과 희망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희생과 나눔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길은 편하고 좋은 길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 길은 비록 좁고 험하지만 누구나 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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