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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깨끗해짐이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31 조회수832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모든 성인 대축일


<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복음: 마태오 5,1-12ㄴ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림


LORENZETTI, Pietro 작, (1325)


     < 깨끗해짐이란 >

      

체코 다리란 영화가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배가 지나가면 다리를 올리고 기차가 지나가면 다리를 내리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기차가 신호를 위반한 채 달려옵니다. 아들이 이것을 먼저 발견하고 아버지를 부르지만 아버지는 대답이 없습니다. 아들은 자신이 다리 위로 올라가 수동으로 그 다리를 내려 보려 하지만 힘에 부쳐 그만 다리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이것을 목격합니다. 다리를 내리지 않으면 기차 안의 모든 사람이 죽게 되고 다리를 내리면 아들이 죽게 됩니다. 아버지는 주저주저 하다가 결국 아들을 죽이고 기차 안의 모든 사람이 아들 위로 지나가게 합니다. 그리고는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원망 섞인 눈빛으로 울부짖습니다. 당신들 때문에 내 아들이 죽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기차에 탄 사람들은 창 밖에서 울부짖는 아버지를 보지 못합니다. 각자의 일에 바쁩니다. 다만 마약을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온 한 여인만이 그 아버지의 우는 모습을 봅니다. 왜 우는지는 모르지만 왠지 그 아버지의 희생 때문에 자신들이 살아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 슬프고 원망 섞인 눈으로 울부짖는 아버지의 아픔을 보며 마약을 복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마약을 끊고 결혼하여 아기를 낳습니다. 아들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는 아버지는 귀여운 아기와 함께 걷고 있는 그 여인을 길거리에서 또 만나게 됩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희생으로 이 고귀한 생명들이 살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그 상처를 치유 받습니다.

   

깨끗함이란 무언가를 거부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더러운 것에 성수를 뿌리거나 죄를 멀리하는 것만으로 깨끗하여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바리사이들도 죄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회칠한 무덤이라 불렸습니다. 항상 깨끗했지만 속이 문제였습니다. 깨끗함이란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안이 이미 거룩한 것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방이 어둠을 거부한다고 깨끗해지지 않습니다. 빛이 밝혀지면 어둠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빛과 어두움이 공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늘나라엔 그리스도의 피로 자신의 두루마리를 빨아 깨끗해진 이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피가 그 사람들의 가슴에 떨어져 그 마음에서 어둠을 몰아내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깨끗해지는 것은 나의 힘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피의 힘인 것입니다. 어둠이 사라지는 것은 나의 노력이 아니라 내 안에 빛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깨끗해짐의 신비를 아벨의 희생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벨을 죽이는 것은 카인입니다. 선과 악이, 빛과 어둠이 공존할 수가 없습니다. 악이 선을 죽였습니다. 그 아벨의 피가 땅에 뿌려졌습니다. 땅은 우리 마음을 상징합니다. 그 마음에선 깨끗한 피가 울부짖습니다. 이제 우리가 우리 자신의 하느님이 되어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안에 있는 악이 그렇게 선을 죽이는데도 그 피가 계속 악에 의해서 짓밟히게 할 것인지 아니면 그 피의 울부짖음을 보아서라도 악을 내어 쫓을 것인지 말입니다. 하느님은 땅에서 아벨의 피가 울부짖자 카인을 그 땅에서 쫓아버렸습니다. 이것이 정화이고 깨끗해짐입니다.

우리 자신 안에 있는 악 때문에 그리스도의 피가 내 마음에 뿌려진 것을 믿는다면 어찌 그 악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있겠습니까? 내 안에서 울부짖는 그리스도의 피 때문에 그것에 상반되는 것들은 더 이상 그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더 이상 그분의 피가 악에 의해 짓밟히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깨끗하게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죄 때문에 피를 흘리신 그분의 고통을 보아야합니다. 느껴야합니다. 믿어야합니다. 믿기만 한다면 더 이상 그 슬픔과 사랑을 보면서 그분이 내 안에서 더 이상 죄에 짓밟히게 만들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받아들였다면 더 이상 죄는 지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아는 사람은 죄를 짓지 않습니다. 이렇게 깨끗해진 사람이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행복한 사람들이고 성인들인 것입니다.

   

주교관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던 장발장은 경찰들에게 잡힙니다. 그러나 주교님이 그 물건들은 그냥 준 것이라고 말해 주었기 때문에 장발장은 크게 뉘우치고 회개하게 됩니다. 주교님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분을 받아들이면 죄는 나가줘야 합니다. 이것이 깨끗해짐입니다. 장발장이 깨끗해지기 위해 유일하게 필요했던 것은 주교님의 피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죄를 피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하겠지만, 그것보다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이 우리에게 어떠한 가치인지 인식하여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합니다. 내 안에서 그분이 어떠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계신지를 보아야합니다. 그분의 슬픈 눈을 보면 더 이상 죄를 지을 수 없습니다. 빛이 내 안에 들어오면 어둠은 저절로 사라지는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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