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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01 조회수1,023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Blessed are the poor in spirit,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Mt.5,3)
 
 
제1독서 묵시 7,2-4.9-14
제2독서 1요한 3,1-3
복음 마태 5,1-12ㄴ
 

어느 책에서 본 인상적인 글귀입니다.

“실패했다. 앞의 두 글자를 보지 마십시오. 뒤의 두 글자를 보십시오. 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 받을 일입니다.”

‘실패했다’라는 단어를 보면서 우리는 앞의 두 글자인 ‘실패’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뒤의 두 글자를 보라고 합니다. ‘했다’라는 두 글자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했다는 그 자체로 충분히 박수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사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하고 세상의 기준을 내세워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의 행동 자체를 멈추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어제 서울에서 교육을 마치고 전철을 타고 인천으로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교육 마치고 내려오는 시간이 퇴근 시간이라 전철 안은 정말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좌석 앞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입니다. 저는 얼른 그 자리 앞으로 가서 섰습니다. 그 자리는 술 한 잔을 걸치셨는지 얼굴이 뻘겋고 또 오랫동안 노숙 생활을 하셨는지 꼬질꼬질한 옷을 입고 냄새도 어느 정도 풍기는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복잡한 상황에서도 이 앞을 피했던 것이지요. 아무튼 약간의 냄새는 났지만 그래도 편하게 서서 갈 수 있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 때, 제 옆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서 계시더군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틈에서 상당히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보고 있거나, 또 눈을 감고만 있더군요. 제가 아무리 봐도 자리를 양보할 사람이 없어 보여서 ‘할머니가 잘못 섰구나.’ 싶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노숙자로 보이는 분이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이분만큼은 양보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저의 선입견이었지요. 좋은 일은 외모와 상관없음을, 또 경제적인 부분과도 관계없음을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조건들도 좋은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했다”라는 사실 하나인 것입니다.

오늘은 하늘 나라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즉,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그 모습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인 것입니다. 성인들의 모범은 무엇일까요? 어떠한 상황과 조건에 관계에 관계없이 하느님의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쁘게 받아주셨다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는 ‘했다’는 행동 앞에 붙을 수 있는 많은 조건들을 바라보면서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하느님의 일은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먼저 안아줘 보세요. 나무든 사람이든 먼저 안아주면 그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입니다(도종환).

 

우리의 목표를 확실히 세웁시다.

종이비행기를 만들어서 날려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멋지게 만들어 던지지요. 그런데 그 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이 다 제각각입니다. 앞으로 쭉 나가는 비행기가 있는 반면,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비행기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바닥에 동그란 원을 그린 뒤에 다시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이 원으로 들어오게끔 던져 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멋진 비행기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비행기처럼 생기지 않아도 그저 이 원 안으로만 들어오면 상을 주겠다고 하지요. 그러면 어떻게 만들까요? 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비행기를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비행기의 모양도 아닙니다. 손으로 꾹꾹 눌러서 둥근 종이 공을 만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또 딱지 모양으로 만들어 원 안으로 던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멋진 비행기로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던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표가 생기면 이 목표를 위해서 만들어가는 모양도 달라집니다. 우리에게도 목표가 있지요. 하느님 나라라는 목표. 그런데 우리들은 그저 겉으로만 멋지게 보이는데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려고만 하지요. 그것보다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중요한데 말입니다.

우리의 목표를 다시금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행동이 과연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지도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겉모습보다는 예쁘고 사랑 가득한 마음과 그 실천이 우리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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