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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뿌리(위령의날)/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2014년 11월 02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02 조회수759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 욥기의 말씀입니다. 19,1.23-27ㄴ

제2독서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5-11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2ㄴ

 

위령의 날(2014년 11월 02일) 뿌리

 

오늘 아침 수도형제들이 잠들어 있는 수도원 묘지에서 연도를 바쳤습니다. 날씨가 잔뜩 흐립니다. 바람도 붑니다. 물기를 잔뜩 먹은 낮은 구름이 몰려옵니다. 비도 간간히 내립니다. 기도서는 조금씩 젖어들었습니다. 낮은 연도 소리에 마음은 기억에 실려 뿌리를 향해 내려갑니다. 우리 발 밑에는 우리의 뿌리들이 생명을 바라며 묻혀 있습니다. 우리 뿌리들은 부모, 형제,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모든 이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히 우리의 뿌리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뿌리에서 솟아난 줄기들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땅속 뿌리가 될 것입니다. 뿌리들이 있었기에 지금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뿌리들을 기억하면 고마움이 더해집니다. 그리움도 잔잔히 스쳐갑니다. 세월호 유가족처럼 어떤 이에는 아픔도 비수처럼 더 깊이 새겨질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참 뿌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분도 땅속에 묻혀 뿌리가 되셨습니다. 영원히 살아있는 뿌리이십니다. 이분 때문에 다른 뿌리들도 생명의 전달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죽음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의 마지막 실재가 아닙니다. 요한 복음에서 주님께서 하신 약속의 말씀을 오늘 마음에서 반복해야 합니다. “나는 내게로 오는 사람을 결코 쫓아내지 않을 것입니다!”(요한 6,37 이하). 이 말씀 덕분에 어떠한 두려움도 슬픔도 우리를 이기지 못합니다.

 

“주님, 죽은 모든 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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