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05 조회수651 추천수7 반대(0)

어릴 때, 교과서에 읽었던 이야기입니다. 동네에 마당이 넓은 집을 가진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그 아저씨의 집에서 놀곤 하였습니다. 아저씨는 아이들이 마당에서 노는 것을 싫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마당에 담장을 높게 쌓았습니다. 아이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저씨의 집은 늘 추운 겨울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동네 아이가 담을 넘어 와서 놀았고, 그 아이가 놀던 곳은 따뜻한 기운이 남았습니다. 아저씨는 담장을 헐었고, 아이들이 다시금 마당에서 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저씨의 집은 다시 봄이 찾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이야기의 줄거리는 늘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외국 여행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엘리베이터의 층을 눌렀는데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순간 당황하였는데 옆에 있던 외국인이 친절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방 카드를 엘리베이터에 대야만 층수를 누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제 방과 식당 그리고 일층 로비였습니다. 다른 층은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보안 때문에 그런 것 같았습니다. 새로 지은 교구청 건물도 6층 이상은 출입증이 있어야 합니다. 출입증이 없는 내방객은 2층에서 출입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교구청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2층에서 출입증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우리 사회의 화두는 소통이라고 합니다. ‘계층, 지역, 이념, 학벌, 세대간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합니다. 벽을 허무는 것은 많이 가진 사람, 많이 배운 사람, 높은 직책에 있는 사람,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먼저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그런 벽을 허물기 위해서 였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은 소통이었습니다. 죄인들,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장애인들과 함께 하셨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첫째가 되려는 이들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우리가 세상의 법에 순응하기 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더 순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순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순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때로 희생과 아픔이 있어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없어도, 비판과 비난을 받는다고 해도, 참된 진실과 정의를 위해서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앙은 은총을 받는 것이지만, 신앙은 받은 은총을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의 실천입니다. 신앙은 나와 나의 가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는 한 형제요 자매라는 연대의식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의 십자가는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한 것입니다.

 

위령성월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우리들 또한 언젠가 주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주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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