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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모든 것을 버림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05 조회수1,056 추천수14 반대(0) 신고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루카 14,25-33





모든 것을 버림


 

서로의 의견은 다를 수 있고 그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 ‘다르다’는 것이 서로 ‘틀리다’는 것으로 인식되어 서로 등을 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그래서 부모와 ‘의견이 틀리다’는 이유로 집을 뛰쳐나가기도 합니다. 이때 우리는 그가 ‘가출’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똑같이 집을 나간 행위이지만 어떤 뜻을 품고 구도의 길을 걷겠다고 나가면 ‘출가’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길은 그야말로 ‘출가’의 길입니다. 집착을 버리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단순히 집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모두를 내려놓고 떠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유대관계를 뒤로하고 모든 것에 앞서 주님을 첫째자리에 모셔야 합니다. 하느님은 가족보다 중요하며 온갖 인간적인 권리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인맥에 매이게 되면 자유를 잃고 주님의 뜻을 행하는데 있어서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주님께 집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사랑이신 주님께서 다음 일을 안배하십니다. 제자들의 삶은 인간적인 욕망들, 삶에 대한 자연적 갈망, 더 많이 소유하고 지배하고 싶은 마음들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비는 번데기의 껍질을 벗어야 합니다. 사람도 새로운 존재, 새 생명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탯줄을 잘라야 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어머니의 품을 떠나야 합니다. 우왕좌왕, 양다리 걸치기, 어중간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가출한 사람은 온갖 것에 마음을 쓰며 궁리합니다. 그야말로 잔머리 굴립니다. 그러나 출가한 사람은 지금 당장은 집을 버린 것 같지만 결코 집안을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사랑 자체이신 주님을 따르는데 어찌 사랑을 외면하고 자기 실속만 챙기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출가한 사람을 존경하고 우러러 봅니다. 어떻게 그 어려운 길을 가시게 되었느냐고 묻습니다. 참 훌륭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자기 자신의 출가의 삶은 관심이 부족합니다. 훌륭하다고 한 그 길에 자기 자신이나 자녀는 예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사 후 복사들에게 축복기도를 해 주면서 '미래의 신부님'이라고 불러 줍니다.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복사는 당당하게 말합니다. '저는 아닙니다. 제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합니다.' 육적인 대를 잇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적인 사도, 제자의 삶을 이어가는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언젠가 생각하겠지요? 기도해 주십시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다 드리는 데는 어떠한 합리적 타협도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만을 갈망하기 까지는 쉽지 않은 길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더 필요합니다.


 

제자의 길에 신중함이 있어야 하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에는 단호한 결단과 응답이 요구됩니다. 내 삶이 끊임없는 ‘출가’이기를 희망하며 자녀들에게도 큰 뜻을 품고 하느님의 도구로 쓰임을 받는 출가의 삶에 눈뜨기를 기도합니다. 출가하는 자녀가 많아지길 기도하며 그 길에 은총이 충만하길 빕니다. 사랑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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