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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3 목/ 지금 여기서 찾는 하느님 나라/ 기경호 신부님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3 조회수956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루카 17,20-25(14.11.13)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지금 여기서 찾는 하느님 나라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에게 있어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도래하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율법교사들과 묵시문학가들은 그때를 짐작할 수 있는 표징들을 찾으려

하였다. 그런데 자신들이 바라는 메시아의 나라는 오지 않고 다른 민족의 억압에서

해방시켜 줄 정치적 메시아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기다리다 못한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느냐”(17,20)고 여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그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으며, 너희 가운데

있다고 말씀하신다(17,20-21).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가운데 있다’는 것은

 ‘너희의 손이 미치는 곳에 있다’는 뜻으로 시간적으로 이미 와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의 치유기적(10,9)과 구마기적(11,20)을 통해 이미 그 위력이

드러났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를 발견하려면 예수님을 지금 삶의 중심이요 궁극적

이유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충분하다(12,54-56).

예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이미 와 있음을 말씀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올 때’의 징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르셨다. 사람의 아들의 재림을 보기 전에 가짜

그리스도, 반(反) 그리스도가 “저기에 계시다. 여기에 계시다”(17,23) 하며 그들을

현혹시킬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시간과 공간에 국한되지도 않고, 묵시문학적

으로 표현되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지도 않으며, 번개가 번쩍 비추듯 어디에나 임하실

것이기에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말아야 한다.”(17,23-24)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 안에 와 있지만, 우리는 자주 망각하며,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의 세계나 현상적인 것들에 눈을 팔며 살아갈 때가 많다. 행복은 간절히

바라면서도 이미 나의 손이 미치는 곳에 와 계시고, 내 안에 생생하게 살아계시며,

나를 사랑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시는 그분에게로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자기

눈에 좋아 보이는 것, 원하는 것을 따라다니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는가? 그러는 사이

영혼이 병들고 가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는가? 또 마음의 평화가 깨질 때, 온갖 어려움을

겪을 때 말씀을 듣고 이미 오시어 함께 계시는 그분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는가?

어려움을 헤쳐 나갈 때도 하느님께 지혜를 구하기보다는 현세의 경험이나 지식을

앞세우고 다른 이들의 말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구원을 바라고

행복을 원하면서도, 자신의 현세적 욕구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채워주시지 않는

하느님과 전혀 관계없이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행복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까이 계시니 사라져버릴 헛되고 헛된 것들에서

이제는 눈길을 거두어야 할 때이다. 가을 낙엽을 보라! 나무줄기에 붙어서 그저 바람결에

자신을 맡기면서도 한껏 아름다움과 생명을 보여주다가 또 다른 생명의 봄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떠나지 않는가. 우리도 예수님처럼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하고 세속적인

사고방식이나 세상이 바라는 것들로부터 버림당하고 나서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17,25 참조).

‘지금, 여기서' 하느님을 만나 행복에 이르는 길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모든 지혜의

원천이신 예수님께서 가신 그 길 밖에는 없다! 이제 헛것을 좇지 말고 “우리에게 모든

좋은 것을 다 주셨고 지금도 주시는 주 하느님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과 용맹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모든 기운과 온갖 노력과 온갖 정열과 온갖

애와 온갖 욕망과 뜻을 다하여, 우리 모두가 사랑하도록 하자.”(비인준칙 23,8)

행복을 위하여!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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