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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3 조회수1,033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11.13. 연중 제3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2일째), 
필레7-20 루카17,20-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약 12년 만에 순례 차 미국 뉴튼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여기서 약 3개월 동안 지낼 예정입니다. 

예전이나 변함없는, 시간도 비껴간듯한 똑같은 환경이 참 편안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수사님들의 소박하며 따뜻한 환대와, 
예전 그대로의 수도원 건물과 자연환경이 그대로 위로와 치유였습니다. 

세상 사막 한 복판에 오아시스 공동체였습니다. 
소리 없이 움직이며 일하는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수사님들이 
오히려 사랑스럽고 수도자다워 보였습니다. 
흡사 무공해(無公害) 나무들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 천국이구나!“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고 거룩한, 
전혀 꾸밈이 없는 소박한 자연환경을 닮은 수사님들이었습니다. 
자연의 침묵이 몸에 밴 듯 말들도 적었고 말소리도 작았습니다. 

환경이 좋아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을 때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찾는 열정이 식으면, 잃으면 수도생활은 끝입니다.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 무의욕, 무기력, 무절제의 삶입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늘 푸르른 열정을 지녀야 
내적으로 역동적 삶이요 진정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참 평범하고 별볼일 없는, 무미건조한 수도생활입니다. 

길 잃으면 늪이요 길 찾아 가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함께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을 찾을 때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혼자라면 길 잃어 일상의 늪에 빠지기 십중팔구입니다. 

하여 똑같은 공동체 내에서도 
천국을 사는 이도 있고 일상의 늪에 빠져 지옥을 사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니 
평생 천국과 지옥의 경계선에서 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수도자들입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늘 복음의 핵심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습니다. 
밖에 저기에 있는 것도 아니며 언젠가 올 나라도 아닙니다.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이미 시작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 우리 공동체 가운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지 못하면 
다른 아무데서도 살지 못합니다. 
이러저리 밖에서 찾아 나서다 길 잃어 버리면 그대로 일상의 늪에 빠집니다.

"나 바오로는 늙은이인 데다가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님 때문에 수인까지 된 몸입니다.“

필레몬서에 나오는 바오로의 고백을 보면 
일상의 늪에 빠지기 쉬운 절망적 상황이지만 
사도의 내면은 자유롭기가 그대로 천국입니다. 

옥중에서 얻은 아들 오네시모스를 필레몬에게 당부하는 내용이 감동적입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룬 모습입니다. 

"나는 내 심장과 같은 그를 그대에게 돌려 보냅니다. 
이제 그대는 그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 받게 되었습니다.“

외적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이렇게 서로 신뢰와 사랑의 관계라면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아 지금 여기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 때 
바로 거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일상의 늪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야곱의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는 이!"(시편146,5ㄱ). 

아멘.

2014.11.13. 연중 제3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2일째), 필레7-20 루카17,20-25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약 12년 만에 순례 차 미국 뉴튼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여기서 약 3개월 동안 지낼 예정입니다. 


예전이나 변함없는, 시간도 비껴간듯한 똑같은 환경이 참 편안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수사님들의 소박하며 따뜻한 환대와, 

예전 그대로의 수도원 건물과 자연환경이 그대로 위로와 치유였습니다. 


세상 사막 한 복판에 오아시스 공동체였습니다. 

소리 없이 움직이며 일하는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수사님들이 

오히려 사랑스럽고 수도자다워 보였습니다. 

흡사 무공해(無公害) 나무들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 천국이구나!“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고 거룩한, 전혀 꾸밈이 없는 소박한 자연환경을 닮은 수사님들이었습니다. 

자연의 침묵이 몸에 밴 듯 말들도 적었고 말소리도 작았습니다. 


환경이 좋아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을 때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찾는 열정이 식으면, 잃으면 수도생활은 끝입니다.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 무의욕, 무기력, 무절제의 삶입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늘 푸르른 열정을 지녀야 내적으로 역동적 삶이요 진정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참 평범하고 별볼일 없는, 무미건조한 수도생활입니다. 

길 잃으면 늪이요 길 찾아 가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함께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을 찾을 때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혼자라면 길 잃어 일상의 늪에 빠지기 십중팔구입니다. 


하여 똑같은 공동체 내에서도 천국을 사는 이도 있고 일상의 늪에 빠져 지옥을 사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니 평생 천국과 지옥의 경계선에서 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수도자들입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늘 복음의 핵심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습니다. 

밖에 저기에 있는 것도 아니며 언젠가 올 나라도 아닙니다.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이미 시작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 우리 공동체 가운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지 못하면 

다른 아무데서도 살지 못합니다. 

이러저리 밖에서 찾아 나서다 길 잃어 버리면 그대로 일상의 늪에 빠집니다.


"나 바오로는 늙은이인 데다가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님 때문에 수인까지 된 몸입니다.“


필레몬서에 나오는 바오로의 고백을 보면 일상의 늪에 빠지기 쉬운 절망적 상황이지만 

사도의 내면은 자유롭기가 그대로 천국입니다. 


옥중에서 얻은 아들 오네시모스를 필레몬에게 당부하는 내용이 감동적입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룬 모습입니다. 


"나는 내 심장과 같은 그를 그대에게 돌려 보냅니다. 

이제 그대는 그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 받게 되었습니다.“


외적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이렇게 서로 신뢰와 사랑의 관계라면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아 지금 여기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 때 바로 거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일상의 늪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야곱의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는 이!"(시편146,5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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