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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4 금/ 실천적 무신론의 극복/ 기경호 신부님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4 조회수897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루카 17,26-37(14.11.14)

<그날에 사람의 아들이 나타날 것이다.> 

 

 

 

실천적 무신론의 극복  

 


우리는 죽음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아직 멀리 있는 듯 바삐 살아간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신앙과는 무관하게 때로는 생존을 위하여, 더 많은 것을 지니기

위하여, 자신의 만족을 위하여, 다른 이들보다 더 인정받기 위하여 움직이고 때로는

끌려 다닌다. 이른바 실천적 무신론자들이 적지 않다. 예수님께서는 노아(창세 6-7장)와

롯(창세 19장)의 예를 들어 하느님 나라가 다가오니 회개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노아와 롯 때의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심고 짓고 하며

자기 일에만 몰두하다가 멸망하였다(17,26-31). 주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유황불로

태워버리실 때 롯의 아내는 달아나다가 불타는 도시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으로

변해버렸다(창세 19,26). 이와 같은 일이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에도 일어날 것이다.

아무도 그날을 미리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그날을 보게 될 것이다. 그날에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 실천은 하지 않고 제멋대로 살던 이들은 심판을 받고 정의가 승리를 거두는

것을 똑똑히 목격할 것이다.

우리는 노아시대의 사람들처럼, 롯의 아내처럼 살아갈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많다.
 

      하느님의 심판 날, 즉 사람의 아들이 오실 때 불림 받기 위해서는 노아와 롯처럼
      이 세상의 움직임에 눈을 돌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의 본성을 잃어버린
      자아를 떠나 하느님의 계획과 뜻에만 충실해야 하며, 실천적 무신론자들처럼 심판의
      날이 오는 줄도 모르고 먹고 마시면서 자기 편한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

      하느님 나라를 갈망하는 제자들이라면 롯의 아내처럼 세상의 삶에 미련을 두지 말고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세간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17,31)는 말씀은 그만큼 사람의 아들이 오는 날은 필연적이며 무서운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도 일시적으로 뉘우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마음과
      뜻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매순간 회개를 실행하도록(facere poenitentiam)
      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17,34) 하고 말씀하신다. 이는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보전하려 애쓰는 사람은 결국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잃을 것이며, 지금
      목숨을 버릴 각오가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차지할 것이라는 뜻이다. 노아와 롯 시대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면서 이 세상에서 목숨을 지키려 애썼다.
      짐작도 못한 순간에 오시는 '사람의 아들의 날'이 오면 정의를 실천한 사람들은 구원을
      받을 것이고, 증오와 불의를 실천한 사람들은 더 이상 시간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과 진리를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매순간 하느님을
      드러내는 선택과 결단을 분명히 하는 회개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애착과 집착과 아집에 사로잡혀 분열된 자아를 버리지 못하고, 자기가 바라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실천적 무신론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많은 이들이 세례를 받고 서약을 하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일지라도
      결국 나는 내 좋을 대로 나의 길을 가겠다는 식의 실천적 무신론의 태도에 깊이 젖어
      살아간다. 오늘 예수님은 실천적 무신론자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의 날이 올 때에 일어날 일들이 ‘어디에서 일어나느냐’고
      묻는 제자들에게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17,37)고 말씀하셨다.
      그 뜻인즉 지금 여기서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세상을 좇고 자기 일에만 몰두하며
      살아간다면 결국 시체가 독수리의 먹이가 되듯 심판과 멸망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평소에 각자의 처지에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만나는 사람을
      선물로 여겨 소중히 대하고, 만나는 사건 안에서 하느님의 얼을 깨닫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세상적인 애착과 미련을 끊어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변함없이 실천해야 한다.
      이제 자신 안에 스며 있는 실천적 무신론의 흔적을 성찰해보고,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하느님의 뜻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지금, 여기서' 자신을 버리고 회개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실천적 무신론을 벗어나도록 하자! 더는 내가 뜻대로
      내 편한대로 사는 걸 멈추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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