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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5 조회수1,229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33주일


<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


  
복음: 마태오 25,14-30






성모자


부티노네(Butinone) 작, (1490),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

   

몇 년 전 성녀 로사로 유명한 페루의 수도 리마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도시에 로사 성녀만큼이나 유명한 성인이 함께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녀를 위해 지어진 성당 맞은편에 예전에는 도미니코회가 운영하던 고아원으로 쓰였던 건물이 있고 그 곳에서 우리가 빗자루 수사라고 알고 있는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 성인이 살았던 것입니다.

마르티노 성인은 1579년에 태어나서 1639년에 돌아가실 때까지 도미니코 수도회의 평수사로서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였습니다. 이발, 상처치료, 의류수선 등 뿐 아니라 남들이 꺼리는 청소 등을 좋아했기 때문에 빗자루 수사란 별명을 얻게 된 것입니다.

성인은 스페인 귀족의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혼혈입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피부를 닮아 흑인으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혼혈이나 흑인은 노예 정도로 취급되어 백인들이 흑인들의 몸에는 영혼이 들어있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수도원에 들어가서도 나는 불쌍한 노예일 뿐입니다라고 말하고, 수도회 재정이 나빠지자 수도원장에게 찾아가 나는 수도원의 재산이니 나를 노예로 팔아 빚을 갚으십시오라고 청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동물과도 소통할 줄 알았을 뿐만 아니라 많은 무서운 병들을 기적적으로 낫게도 하고 기도 중 두 번이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다른 수사들이 목격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두 장소에 나타나기도 하고 몸에서 빛이 나와 기도하는 방을 가득 채우기도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런 기적으로 마르티노 수사와 함께 해 주시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성인으로 대하였고 고아원을 설립하려고 할 때 마르티노 수사의 성덕을 보고 많은 많은 재정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빗자루를 놓지 않고 자신은 그저 불쌍한 노예일 뿐이라고 말하며 평수사로서 허드렛일을 도맡아하며 평생을 사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달란트의 비유말씀을 듣습니다. 달란트는 각자에게 주어진 능력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 능력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각자에게 맡겨진 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직 한 달란트만을 받은 종은 자신만 돈을 적게 준 주인을 원망하며 주인을 위해 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여 결국 구원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각자에게 알맞게 맡겨주시지만 남들을 자신보다 더 많이 주고 높여 주었다고 하며 하느님께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와 같이 구원을 받지 못합니다.

이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이 주인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의 말 안에 들어있습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종은 주인이 자신에게 한 달란트만 주었다고 하여 주인은 모질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하느님께 불평을 가지게 될 때는 그분을 위해 일을 해 드릴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르티노 수사는 당시 흑인 혼혈아로 태어났고 아버지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한 채 버려져 살아야 했던 사생아였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맡겨진 허드렛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수행하였습니다. 자신의 처지는 누가보아도 비참한 처지였음에도 하느님께서 태어나게 해 주신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분이 하늘에서는 성인으로 큰 상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박보영 목사의 설교에서 천국에 다녀왔다는 어떤 신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신도는 천국에서 크고 작은 집들을 많이 보았는데 엄청나게 크고 웅장한 집도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사에게 그 집은 누구의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스스로는 목회를 잘 해 교회를 부흥시킨 유명한 목사의 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천사는 우리나라 한 섬의 아주 작은 교회로 그 신도를 데려가더니 젊었을 때부터 그 동네로 들어와서 몇 명 안 되는 신도들을 사랑하며 그 작은 섬에서 평생을 살았던 빗자루 질을 하는 한 나이 든 목사를 보여주더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큰 집이 그 목사를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천국을 본 것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그 내용은 거부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하느님의 눈에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떠받들림을 받는 것이 가증스럽게 보이기 때문입니다(루카 16,15 참조). 반대로 말하면 이 세상에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허드렛일을 하더라도 그 작은 일에 충실했다면 그 사람은 하늘에서 큰 사람 취급을 받게 됩니다. 하느님께 많은 것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감사한 마음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이 결코 작은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성실하게 수행합니다. 아무리 허드렛일이라도 주님께서 맡겨주셨기에 귀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작은 일에 불평하지 않고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인 것입니다.

   

빌립보 네리는 16세기 성인이신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교황은 로마 부근 수도원에 있던 어느 수련 수녀가 갈수록 명성을 얻게 되자 네리를 시켜 그 이유를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그녀는 성녀로서 평판이 나 있었습니다. 네리는 노새를 타고 한겨울 진흙과 수렁 속 길을 달려 수도원에 다다랐습니다. 그는 사람을 시켜 그 수련 수녀를 오도록 하였습니다. 그녀가 방에 들어왔을 때, 그는 그녀에게 오랜 여행 때문에 진흙범벅이 된 그의 신발을 벗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뒤로 물러나서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토록 명성을 얻고 있는 자신이 그런 일을 요구받는 것이 불쾌했던 것입니다. 네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는 그 수도원을 떠나 로마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교황에게 말했다.

이젠 놀라실 것 없습니다. 거기는 성녀가 없어요. 왜냐하면 겸손이 없기 때문입니다.”

겸손이 무엇이겠습니까? 아무리 허드렛일이 맡겨지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이 겸손이 아니겠습니까? 다섯 달란트든 한 달란트든 주님께서 주시는 것이라면 감사할 수 있어야합니다. 일을 맡겨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신부님의 강론에서 감자만 까다가 성녀가 된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성인 신부님이 수녀원을 지나는데 그 수녀원 지붕 위에 하얀 불꽃이 달팽이 모양으로 떠오르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는 그 수녀원에 성녀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원장 수녀님에게 부탁하여 모든 수녀님들을 모이게 합니다. 그 수녀님들 중에는 박사학위가 있기도 하고 강의를 잘 하는 등의 재주를 지닌 수녀님들이 많았습니다. 신부님은 모두가 자신이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장 수녀님이 수녀원 뒤뜰 창고에서 평생 감자만 까는 중졸 수녀님이 있다고 말합니다. 신부님은 그 수녀님을 보더니 대뜸 이 수녀님이 성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녀님에게 물었습니다.

수녀님, 다른 일도 많은데 평생 감자만 까면서 마음이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아닙니다. 저는 제 일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저는 수십 년간 감자를 까면서 예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서야 반신반의하던 다른 수녀님들도 이 수녀님이 성녀라는 말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달란트는 우리에게 맡겨진 능력이기도 하지만 그 능력에 따라 맡겨진 일이기도 합니다. 그 일이 작을수록 또한 그 작은 일에 더 만족할수록 그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다 큰 영광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의 새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2014~2015년 나해 주일 대축일 복음 묵상집입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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