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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6 주일/ 책임 있는 사랑의 응답/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6 조회수940 추천수2 반대(0) 신고

  
평신도주일 마태 25,14-30(14.11.16)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책임 있는 사랑의 응답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탈렌트의 비유를 들어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삶의

    태도에 대해 가르치신다. 주인은 종들에게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각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한 탈렌트를 맡기고 여행을 떠났다(25,15). 한 탈렌트는 품꾼이 20년 가까이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으로서,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말해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생명을 주셨고, 시간과 피조물과 사람들과 다양한 은사를 선물로

    주셨으며 좋은 사람들과 세상을 주셨다.

    여기서 말하는 탈렌트는 타고난 인간적 재능이나 세속적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사, 하느님의 사랑과 믿음, 말씀과 성사, 성령의 열매들과 같은

    것들이다. 성령께서는 사람에 따라 지혜의 말씀, 지식의 말씀, 믿음, 병을 고치는 은사,

    기적을 일으키는 은사, 예언을 하는 은사, 영들을 식별하는 은사, 여러 가지 신령한

    언어를 말하는 은사, 신령한 언어를 해석하는 은사를 주신다(1코린 12,8-11).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참 행복에 이르도록 각자에게 고유한 은사와 선물을 거저 주셨다.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주신 은사는 공동선을 위한 것이기에(1코린 12,7) 서로

    기뻐하고 감사드려야 마땅하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께서 다른 이에게 주신 은사와

    선에 대해 시기하고 질투하곤 한다. 때로는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한없이 ‘더’

    가지려 하고,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각자가 받은 은사는

    고유한 것이기에 결코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하느님께서 주신 것들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인간됨의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감사의 표시는

    책임 있는 사랑의 응답으로 드러나야 한다.

    우리는 ‘그 돈을 활용하여’(25,16) 다섯 탈렌트 혹은 두 탈렌트를 더 벌었던 종들처럼

    하느님께서 저마다 능력에 따라 맡겨주신 은사를 잘 활용하여 그분 마음에 드는

    결실을 맺어야 한다. 우리는 온 마음과 정신과 혼을 쏟아 부어 하느님을 드러내고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우리는 창조를 이어가기 위해 각자의 은사를 책임있게 키워가고

    나눔으로써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주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서로 형제애를 나누어야 한다.

    하느님의 뜻과 무관한 현세적이고 인간적인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과

    은사를 나누고 더 넓혀가야 한다. 나아가 성사적 관계맺음과 긍정의 눈길, 선한

    마음으로 다른 이들에게서 하느님을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오늘은 평신도 주일이다. 평신도들은 세상 안에서 거룩한 생활을 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 왕직, 예언직에 참여한다. 평신도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사에 따라 세상에

    나가 제 몫을 다해야 한다. 그들은 예수님과의 친교를 이루어 세상에 친교를 퍼뜨리고,

    복음화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봉사, 인간 존엄성의 증진, 불가침의 생명권 존중,

    사회참여의 첫 자리인 가정의 성화, 사랑 안에서의 연대, 모든 이를 위한 정치생활,

    정의와 평화의 실천, 인간 중심의 경제생활과 사회생활, 문화의 복음화에 적극 참여

    함으로써 합당한 열매를 맺도록 하여야 한다(평신도 그리스도인 32-44항 참조).

    한마디로 평신도들은 복음선포와 성화, 현세 질서의 복음화, 희생과 나눔의 실천을

    통하여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할 것이다.

    주인은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를 더 벌어들인 이들에게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25,21. 23)고 한다. 그들에게는 ‘더 많은 일이 맡겨진다.’(25,23)

    ‘더 많은 일을 맡긴다’는 것은 기쁨 안에서 풍요로운 관계를 맺어 행복하게 해주신다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주신 은사로 합당한 열매를 맺는 이에게는 넘치고 또 넘치도록

    후한 은총이 주어지며 ‘더 받아 넉넉해지고’(25,29)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영광이

    주어진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주신 은사를 책임 있게 발전시켜나가고 하느님의 사랑과

    선을 실천하는데 몰두하는 것이야말로 참 기쁨에 이르는 길이며, 신앙인의 중요한

    실존적 태도이다.

    반면에 인간적 두려움이나 걱정 때문에 자기 은사를 ‘땅에 그대로 묻어두는 것’(25,18)은

    ‘가진 것마저 빼앗기며’(25,29) 자기 폐쇄와 관계단절을 부른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사랑을 받고도 되돌리지 않고, 은사를 받았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과 선과 사랑을 가두어두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심판이다.

    이 심판은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관계의 단절과 파괴이다. 선이신 하느님과의 관계 단절,

    사랑이신 그분과의 관계 파괴는 곧 멸망이다.

    우리 모두 겨울로 향하는 길목에서,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사에 감사하고,
하느님의

    자비와 선을 나누고 되돌려 열매맺음으로써, 그분의 기쁨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내면의 옷깃을 추스르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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