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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6 조회수944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복음: 루카 18,35-43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성모


 벨리니(Bellni, Giovanni) 작, (1475),  피렌체 콘티니 보나코씨 콜렉션


     <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

 

교구청에 들어온 지 거의 1년이 되어갑니다. 저의 방 거실은 넓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8개의 전구 중 1개가 빠져있었습니다. 그래도 방이 마음에 드니 그 빈 곳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면서 그 곳에 전구를 끼워 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관리하시는 직원 분에게 전구를 끼워 넣어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분은 바로 전구를 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오직 그 곳만 불을 켰다 껐다 하는 스위치와 상관없이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것입니다. 무슨 연유에서였는지 그 하나는 계속 켜 져 있게 설계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전구를 다시 뺐습니다. 전기세만 나오고 큰 유용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는 저의 신학교 입학동기가 수도회에 들어가 이제야 서품을 받고 하는 첫 미사를 하는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총회장님의 축사에 첫 마음을 잊지 마시길 빕니다라는 말씀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저도 처음 사제가 될 때는 차도 안 가지고 옷도 클러지 두 벌만 가지고 핸드폰도 사용하지 않는 가난한 사제가 될 것을 결심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결심은 온데간데없고 너무나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건 아마도 처음엔 사제가 된 것만으로도 행복하여 다른 부족함이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감사와 행복이 시들어져 그 부족한 부분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처음엔 방이 맘에 들어 전구 하나가 들어있지 않아도 상관없었지만 살다보니 적응이 되어 이것저것 더 완벽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성령께서는 요한을 시켜 에페소 교회에 이런 편지를 씁니다.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에페소 교회가 잘 하고는 있지만, 첫 마음을 잊은 것에 대해 충고를 하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이런 충고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첫 마음으로 성당을 다니고, 첫 마음으로 결혼생활을 하고, 첫 마음으로 사제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너무 커져서 처음의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첫 마음은 그때의 감사와 행복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박보영 목사가 한 유명했던 목사님이 췌장암에 걸려 죽어가면서 마지막 5분 설교를 한 것을 유투브에서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췌장암은 발견되면 이미 말기가 대부분이라 갑자기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데 그 목사님도 암이 발견되자마자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옷장 문을 열어보니 옷이 옷장에 가득하더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속옷도 두 벌 지니고 다니지 말라고 가르치셨는데 죽기 직전에 보니 그런 말씀을 무시하고 살아온 자신이 무척 부끄러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옷들을 당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마지막 설교에는 티셔츠만 걸치고 나왔던 것입니다. 힘이 없어서 많은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신자들이 더 이상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는 것과 그 옷들을 나누어주니 너무 행복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처음엔 다 행복했습니다. 더 가져야 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지금 나의 생명까지도 아낌없이 나누어 줄 수 있는 상태가 참 행복인 것입니다. 우리도 그 첫 마음, 그 첫 행복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의 새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2014~2015년 나해 주일 대축일 복음 묵상집입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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