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전 왜 뜨거운 걸까요?"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7 조회수1,035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


  
복음: 루카 19,1-10





묵주의 성모


카라바죠(Caravaggio) 작, (1607), 빈 미술사 박물관



     < 전 왜 뜨거운 걸까요?>

 

  

행복한 왕자란 동화에서 제비는 금으로 된 동상인 행복한 왕자의 청을 들어주다가 얼어 죽습니다. 제비는 날씨가 추워지면 동료들과 함께 따듯한 곳으로 몸을 옮겨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한 왕자 동상은 눈물을 흘리며 제비에게 애원합니다.

저 가난한 작가에게 내 사파이어 눈을 빼서 갖다 주렴.”

저 가난한 아이의 병을 위해 내 칼의 루비를 빼서 갖다 주렴.”

저 성냥팔이 소녀에게 내 몸의 금딱지들을 떼어서 가져다주렴.”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는데도 제비는 추운 줄 모릅니다. 행복한 왕자는 제비를 잠시도 쉬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제비는 그 추운 겨울에도 추운 줄을 모릅니다. 그리고 왕자에게 이렇게 물었을 것입니다.

왕자님, 이상해요. 날씨가 추운데도 제 몸은 왜 뜨거운 걸까요?”

물론 그렇게 제비는 할 일을 다 하고 왕자의 발밑에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맙니다.

 

이런 예화도 있습니다. 두 친구가 겨울 산행을 하는데 길을 잃습니다. 얼어 죽게 생겼는데 이미 쓰러져 죽어가는 한 사람을 발견합니다. 한 친구는 자신이라도 살아야겠다고 먼저 가고 다른 친구는 그 죽어가는 사람을 업고 산을 넘습니다. 다행히 마을이 코앞인데 자신보다 먼저 갔던 친구가 쓰러져 얼어 죽어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자신의 몸은 열이 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을 업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를 뜨겁게 하는 원동력은 내 자신을 바쳐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성령께서는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은 라오디케아 교회를 꾸짖으십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라오디케아에 가 보면 멀리 눈 덮인 산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반대쪽엔 온천이 있습니다. , 위치상으로도 라오디케아는 뜨거운 곳과 찬 곳의 중간에 위치한 미지근한 동네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교회의 신앙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성령께서는 그들이 그렇게 신앙이 미적지근해 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나는 부자로서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다.’하고 네가 말하지만, 사실은 비참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은 것을 깨닫지 못한다.”

라오디케아는 상업으로 돈이 많은 도시였습니다. 신앙을 가져도 이 세상 것에 집착하고 또한 풍족한 가운데 절박한 것이 없다면 뜨거워질 수 없습니다. , 부모님이 이혼을 하려고 한다거나, 아이가 매우 아프거나, 혹은 부도가 나서 길거리에 나 앉게 되었을 때는 하느님께 간절하고 뜨겁게 기도합니다. 그 뜨거움은 누구도 쫓아올 수 없습니다. 간절함이 뜨거움을 만들고 풍족함이 식게 만듭니다. 우리나라 교회가 가장 뜨거웠을 때는 지금이 아니라 가난과 고난이 바로 옆에 있던 박해시대 때였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것이 없어질 때는 신앙도 함께 식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당신을 찾아온 부자청년에게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성령의 뜨거움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됩니다. 부자청년은 뜨거워지기를 거부합니다. 십자가를 지기를 거부합니다. 그 십자가가 나를 땀나게 하는 것임을 알지 못합니다.

 

제가 영과 육은, 그리고 영과 세상은 반대라고 하며 그리스도인은 이웃에게 가진 것을 나누어 가난해 져야 한다고 말하면 어떤 분들은 이렇게 반박하십니다.

신앙생활 하려면 돈도 있어야 해요. 교무금도 내야하고, 건축헌금도 해야 하니까요.”

과연 그럴까요? 프란치스코 성인은 부자여서 신앙생활을 잘 했던 것일까요?

전에 오래된 그릇으로 라면을 끓이려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냄비가 뜨거워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바닥이 여러 겹이었는데 떨어져서 너덜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성령의 불이 우리를 뜨겁게 태우기를 원하신다고 하더라도 우리 중간에 약간의 공기가 들어가 있다면 우리 전체는 뜨겁게 달구어지지가 않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뜻을 온전히 따름으로써 뜨거운 신앙을 살 수 있는데 이 세상의 욕심들이 그 뜻을 따르지 못하게 잡고 있으면서 우리를 미지근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 라디오케아 교회에 하신 말씀은 바로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해당하는 말 같습니다. 우리 신앙이, 물론 풍족하기 그지없는 저부터라도, 이 세상의 이물질이 끼지 않아 뜨겁게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요셉 신부님의 새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2014~2015년 나해 주일 대축일 복음 묵상집입니다.

구입은 하상출판사(031-243-1880)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