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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8 화/ 나누고 되돌리는 회개와 사랑/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7 조회수1,300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루카 19,1-10(14.11.18)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나누고 되돌리는 회개와 사랑  

 
신약성서 시대 팔레스타인의 로마 관리들은 인두세, 토지세 등을 정기적으로 징수하고,

육로나 해상으로 수송하는 재산에 대한 세금을 징수하는 일을 로마인이나 유대인

세리들에게 맡겼다. 이들은 이방 압제자들을 위해 일함으로써 민족의 반역자로

여겨졌으며 부당착취를 했기에 천대와 멸시를 받았다. 세리 자캐오는 예수께서 거리를

지나가시는 것을 보고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 군중에 가려

볼 수 없었다(19,3). 그래서 그는 예수님을 보려고 군중을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19,4). 그는 키도 작았지만 멸시를 받아왔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체면을 아랑곳하지 않고 나무에 올라갔다.

왜 그렇게 했을까?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19,5)

하셨다. 그분은 죄인의 집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부정하게 된다고 여겼던(5,30; 7,34)

유다인들의 전통적 사고를 뛰어넘는 결단을 내리셨다. 예수님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민의 마음으로 “잃은 이들을 구원하러 오셨다.”(19,10) 예수님의 사랑은 자캐오로

하여금 부당한 재산 축적 과정에서 저지른 죄로 인한 영혼의 어둠과 사람들로부터의

멸시와 냉대로 받은 상처와 열등감을 딛고 일어서도록 해주었다. 열등감과 상처와

영혼의 어둠을 지닌 이들을 ‘하느님의 연민’으로 품고 있는가?

자캐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얼른 내려와 그분을 기쁘게 자기 집에 맞아들였다(19,6).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투덜거렸다.’(19,7)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들의 인간적인

잣대로 다른 이들을 판단하고 비교한다. 투덜거림의 뿌리에는 선과 악을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와 자기중심주의가 깔려 있다. 불평 불만, 분노, 험담, 중상 모략, 시기

질투, 부정적 시각, 비합리적 사고는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이들은 상대를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불안과 열등감을 감추려고 하며, 자기 약점이 사라진다고 착각한다. 이는 자신

안에 하느님이 없고 사랑이 없기에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음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자캐오는 사랑으로 자신을 받아주신 예수님께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19,8)고

한다. 율법에 따르면 직무상 부당취득의 경우 오분의 일을 더해 갚으면 되었다(레위 6,5).

구약성경(탈출 21,37)과 로마법에 따르면 절도 행위를 한 경우에만 네 배를 갚았다(탈출

22,1). 아무튼 그는 상대방 모르게, 그것도 권력을 이용한 직무상 횡령을 저질렀기에

거의 전 재산을 그 대가로 내놓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19,9)고 하신다. 그의 회개의 몸짓으로 인하여 엄청난 죄를

뛰어넘고도 남는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이 주어졌고, 그는 영혼의 빛을 되찾게 된 것이다.

우리도 구원에 이르기 위해 먼저 자캐오처럼 내 안의 열등감과 영혼의 어두움을 떨쳐

버리고, 나를 지어내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시선을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와 이웃이 모두 참으로 소중한 존재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사회적 약자들은 소외와

무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소중한 사랑의 존재이다. 이제 하느님 나라의 청지기로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재물을 그들과 기꺼이 나눔으로써 자캐오의 행복한 외침에 함께

하도록 하자! 참 행복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에 달려 있지 않고 얼마나 많이

나누느냐에 달렸음을 잊지 않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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