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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9 수/ 청지기의 자세로/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9 조회수1,237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33주간 수요일 루카 19,11ㄴ-28(14.11.19)

<그렇다면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넣지 않았더냐?>  

 

     

 
청지기의 자세로  


   그토록 아름다웠던 단풍도 지고, 이제 교회 전례력도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바로 이런 시기에 오늘의 독서와 복음 말씀은 다가올 하느님 나라와 종말을 맞이하는

   신앙인들의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하여 말해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과 세상 종말을 잘 준비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먼저 나에게 있는 것들이 모두 주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주인은 바로 하느님뿐이요 나는 관리자임을 알아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모든 것의 주인이신 분으로서, 모든 것은 그분으로부터

   왔다(묵시 4,11). 따라서 나는 그분의 청지기일 뿐이다. 우리는 이 평범한 사실을

   인정하며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성 프란치스코는 탁월한

   모범을 보여주셨다. 그는 유언에서 하느님이 자신의 모든 삶의 동기이자 이끄시는

   힘임을 “주님께서 나에게 ....해 주셨습니다.”라는 표현을 통해 고백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에 영감을 주신 분은 궁극적으로 주님뿐이었음을 굳게 확신하였다.

   그에게 회개의 삶을 시작하도록 영감을 주신 분도 주님이시고, 생활양식을 계시해

   주신 분도 주님이시며, 그를 나환자에게 데려가신 분도 주님이셨으며, 그에게

   형제들을 주신 분도 주님이셨다.

   다음으로,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주셨는지를 떠올리자! 그분은 나에게 생명을

   주셨고 세례의 은총으로 죄를 용서해주시고 당신 자녀로 삼아주셨으며, 시간과

   필요한 재물과 사람들을 주셨으며, 나에게 나만의 특성과 능력을 주셨다. 모든 선의

   근원이신 그분은 우리에게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을 주셨고 지금도 주고 계신다.

   이런 하느님 자비의 손길을 깊이 느끼는 사람이라면 불평불만 대신 그분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고통과 시련이 많은 가운데서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신앙으로 받아들이며, 자긍심을 갖고 자신의 좋은 점을 보며

   기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주님께서 주신 은총과 사랑은 내가 받고 있는 시련과

   번민을 이겨내고도 남음을 믿고 살아가자. 그분은 당신 목숨을 내놓으시어 우리

   죄인을 사시지 않았는가!

   끝으로 우리가 받은 성소와 선물들을 잘 관리해나가도록 하자! 우리 모두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로 불러주셨음에 감사드리자. 감사란 하느님 앞에서의 가장 인간다운

   자세이며, 죽기까지 살아야 할 회개생활의 첫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하루도 하느님의 손길에 얼마나 감사를 드렸는가? 또한 주님의 청지기답게 모든

   사물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자. 특히 미소한 것과 심지어 시련과 고통에서조차도

   하느님 사랑의 손길을 발견하도록 하자.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임을 명심하여

   내 것으로 삼지 말자. 주변의 가진 것 없는 사람, 보잘것없는 사람, 죄 중에 있는

   사람 그 누구도 하느님의 얼을 지니지 않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종말을 사는 사람답게 지금 나의 처지를 받아들이면서 모든 때에 온힘을 다하여

   충실하게 임하자. 게으름과 무사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주님께서 주신

   선물을 키워가고 자신을 성숙시켜 나가자. 하느님 안에서 늘 변화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청지기의 자세다. 변화란 하느님께로 얼굴을 돌리는 것이다.

   곧,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과 세속적인 유치한 원리를 버리고, 받기보다는 주는데서

   기쁨을 찾는 것이다. 듣기보다는 말하기 좋아하는 습성을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되돌리자. 되돌려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이 바로 주인이시기 

   때문이며, 그렇게 할 때 그분은 넘치는 축복을 주시며,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기 때문이다. 기쁘게 형제들과 삶을 나누자. 지니고 있는 능력과 시간과

   재화 모두를 형제들과 나눌 때 금화 하나를 열 개로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주님께서 주신 금화를 관리하는 청지기임을 올바로 인식하고 그분께

   감사드리며, 사소한 것까지도 소중히 여기며, 나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면서 하느님께 얼굴을 돌리는 변화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겸손되이

   그분이 주신 모든 것을 되돌리고 형제들과 나눔으로써 다가오는 하느님 나라를

   잘 맞이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야 할 몫이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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