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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루를 처음처럼, 평생처럼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9 조회수1,155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김명준님의 사진.


2014.11.19. 연중 제33주간 수요일(뉴튼수도원 9일째), 요한묵4,1-11 루카19,11ㄴ-28


                                                                                          

하루를 처음처럼, 평생처럼


일일일생(一日一生), 오늘 하루를 처음이자 평생처럼 살아야 합니다. 

어제는 오늘의 하루가 되고 오늘의 하루는 바로 내일의 미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걸어가셨다.‘


오늘 복음 말미의 기술을 통해 비유의 비밀이 밝혀집니다. 

바로 왕권을 받아 오려고 먼 고장으로 떠난 어떤 귀족이 상징하는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왕권을 지니고 오실 예수님을 의미합니다. 


주인이 종 열 사람을 불러 한 미나씩 공평히 나누어 주셨듯이, 

주님은 우리 누구에게나 매일 공평히 '오늘 하루'라는 한 미나를 선물하십니다. 


그러나 하루를 활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입니다. 

매일 미사때 마다 어제 하루의 한 미나를 주님 앞에 셈하고 오늘 하루의 한 미나를 선물 받는, 

매일매일 셈한다고 생각하면 비유의 내용이 명확해 집니다.


-첫째 종이 들어와서 

"주인님, 주인님의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벌어들였습니다.“

하고 말하자 주인은 그를 칭찬합니다.

"잘하였다. 착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열 고을을 맡기겠다.“-


하루를, 평생을 이렇게 마치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선물 받은 한 미나의 하루를, 한평생을 최대한 활용함으로 칭찬 받는 종입니다. 


주인을 주님으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이어 한 미나로 다섯 미나를 벌어들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종도 똑같은 칭찬을 받습니다. 

각자 받은 능력에 따라 최선을 다한 하루의 삶을, 평생의 삶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결과의 양이 아닌 결과의 질을 보십니다. 

남과 비교할 것 없이 받은 능력대로 최선을 다한 삶이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산 하루가 평생이 되고 죽음에 앞서 주님 앞에 어김없이 셈해야 될 것이며, 

이에 앞서 매일 미사때 마다 한 미나의 하루를 셈하는 것입니다.


과연 한 미나의 하루를 보람있게 최대한 활용하며 지낸 하루의 삶이었는지요? 

매일 미사때 마다 성찰하게 됩니다. 


뉴튼 수도원 9일째 지만 

하루를 마치고 셈할 때는 늘 하루를 낭비한 후회스런 느낌에 마음이 불편하고 허전합니다. 


한 미나로 열미나를 벌어들인 충만한 하루는 커녕 

때로는 한 미나 간신히 현상 유지한 느낌도 들 때가 있습니다. 

하루는 그런대로 내일이 있기 때문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인생 마지막에도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회한이 크겠는지요.


"이 악한 종아, 나는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한다.“


선물 받은 한 미나를 수건에 싸서 그대로 보관했다 주인에게 내놓은 이 종 역시 

역시 우리의 가능성입니다. 

하루를 이렇게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열정과 의욕을 잃고 

무기력의 늪에 빠져 무력감에 부정적 소극적인 삶으로 하루를 탕진한 경우 말입니다. 


이런 하루가 모여 평생이 된다면 얼마나 끔찍하겠는지요. 

하루가 모여 평생입니다. 

똑같은 하루의, 한평생의 한미나이지만, 사람마다 결과는 천차만별입니다. 


지금 죽음을 앞두고 

지난 하루의 한 미나를, 지난 한평생의 한 미나를 헤아려 본다면 과연 만족할 수 있을런지요. 


하루가 한 미나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 매일 하루의 한 미나를 똑같이 선사하시는, 

또 다시 기회를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어떻게 하면 일일시호일(一日是好日) 하루하루 좋은 날, 최선을 다해 살 수 있겠는지요. 

엊그제의 눈먼 걸인처럼 주님을 만나 주님을 찬양하며 주님을 따르는 삶이요, 

어제의 자캐오처럼 주님을 만나 자기가 지닌 것을 이웃과 나누는 삶입니다. 


바로 이것이 회개의 삶이요, 

이렇게 주님을 따르며 찬양의 삶에 주님을 모시고 나눔의 삶에 충실할 때, 

한 미나의 하루는, 한 생애는 풍성한 결과를 낼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요한이 사막같은 황량한 유배지 파토모스 섬에서의 신비체험이 상징하는바 깊습니다. 


이런 초월적 하느님 체험이 우리의 열정에 불을 붙혀

일상의 늪에서 벗어나 역동적 삶을 살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래서 거룩한 공동전례를 통한 살아 계신 주님과의 만남이 너무 중요합니다. 


네 생물들이 하느님 옥좌 앞에서 외치는 오늘의 화답송 후렴,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은 

그대로 미사전례를 통해 우리가 새롭게 체험하는 찬양의 신비이고, 

스물 네 원로의 하느님 찬양(묵시4,11)은 

공동성무일도 월요일 저녁 성무일도때 마다 바치며 체험하는 신비입니다.


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당신을 찬양하는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 미나의 하루를 선사하시고 

우리 마음에 열정의 불을 붙여 주시어 풍성한 하루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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