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21 조회수1,085 추천수12 반대(0)

며칠 전에 의정부에 있는 어머님을 방문했습니다. 모처럼 집에 있던 앨범을 보았습니다. 아버님, 어머님의 결혼사진도 보았고, 저보다 훨씬 젊은 시절의 아버님 사진도 보았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저의 학생 시절의 사진들도 보관하고 계셨습니다. 중학생 때, 고등학생 때, 신학생 때, 군에서 찍은 사진까지 보았습니다. ‘아 옛날이여!’라고 할 정도로 오랜 사진들이었습니다.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 사진 속 어린 시절의 친구도 있고, 조금씩 얼굴이며, 추억들이 생각나는 사진들도 있었습니다.

 

40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같은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이름도 변함이 없고, 혈액형도 같고, 부모님과 형제들도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40년 전과 다른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생각의 폭과 삶의 태도가 많이 변했습니다. 키도 자랐고, 몸무게도 변했습니다. 그때는 누군가가 도와주어야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누군가를 도우면서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컴퓨터의 기억을 지우고, 다른 기억을 넣는다면 컴퓨터는 같은 컴퓨터이지만 다른 컴퓨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능과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서 성모님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성자 예수님을 성모님께로 보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자신을 선택하신 예수님을 사랑으로 돌보셨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신발, , , 전자제품, 악기, 운동기구, 친구, 가족, 이웃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제가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저를 선택해 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 하면 애착이 있을 수 있고, 욕심이 생길 수 있고, 상실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나를 선택해 준 것이라고 생각하면 감사 할 수 있습니다. 제 곁을 떠난다고 해도 속이 상하거나, 아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내 것이라는 패러다임을 하느님의 것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그럴 때 부유한 것보다 가난한 것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것 보다 아픈 것도 은총으로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삶의 중심에 하느님의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전투기, 탱크, , 대포, 미사일, 잠수함내 것을 지키는데 필요한 것들입니다. 또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서 소중한 것들을 버리고 있습니다. 양심을 버리고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버리고 있습니다. 사랑을 버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선택하셨다고 믿는다면 우리를 가로막는 많은 벽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외롭지만 우주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지구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하느님 나라는 바로 이곳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