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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준주성범: 제3권 제58장 심오한 문제와 하느님의 은밀한 판단을 탐구하지 않음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28 조회수726 추천수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8장 심오한 문제와 하느님의 은밀한 판단을 탐구하지 않음

 

 

1. 주님의 말씀 아들(), 심오한 문제와 하느님의 은밀한 판단에 대하여 논하지 마라. 즉 하느님께서 왜 이 사람은 이렇게 버려두시고 저 사람에게는 저러한 은총을 주시는가, 이 사람은 왜 큰 고통을 겪고 저 사람은 왜 높은 지위를 얻었는지 논할 생각을 마라. 그 모든 것을 깨닫는 것은 사람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며, 하느님의 판단을 알아내는 것은 무엇으로도 가당치 않다. 그러므로 원수가 하느님의 판단을 알아내라고 유혹하거나 호기심이 많은 어떤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거든 예언자의 말씀을 빌려 주님께서는 의로우시고 주님의 법규는 바릅니다.”(시편 119,137)라고 하고, 주님의 법규들은 진실이니 모두가 의롭네.”(시편 19,10)라고 대답하여라. 나의 판단은 사람의 이지(理智)로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므로, 논할 것이 아니라 다만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2. 또 성인들의 공로를 연구하지 말고 이를 설명하지도 마라. 즉 어느 성인이 더 거룩하다든지, 누가 천국에서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였다든지 하는 문제를 다루지 마라. 그런 문제는 흔히 쓸데없는 논쟁을 일으키고, 교만함과 허영심만 키울 뿐이다. 이 사람은 이 성인이 낫다. 저 사람은 저 성인이 낫다고 하며 서로 교만하게 다투기 때문에 질투와 분쟁이 생긴다. 그런 것을 알고 연구하려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성인들도 반기지 않는다. 주님께서는 불목의 하느님이 아니라 평화의 하느님이시며, 그분의 평화는 자기를 높이는 데 있지 않고 참된 겸손에 있기 때문이다.

 

 

3. 어떤 사람은 열정을 지니고 어떤 성인에게 더 뜨겁게 다가가기도 하나, 그것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열정이라기보다도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모든 성인들을 창조한 이는 나다. 그들에게 은총을 주고 영광을 준 이 역시 나다. 각 성인의 공로를 알고 그들에게 먼저 자애로운 강복을 준 이도 나다. 나는 천지창조 이전부터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미리 알고 있었고, 그들을 세상에서 선택하였다. 그들이 나를 먼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을 은총으로 불렀으며, 자비롭게 이끌었고, 여러 가지 시련으로 단련시켜 끝까지 인도하였다. 내가 그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고, 그들에게 항구한 마음과 인내의 덕을 베풀어 주었다.

 

 

4. 나는 가장 큰 성인도 알고 가장 작은 성인도 안다. 나는 헤아릴 수 없는 사랑으로 모든 성인을 품어 준다. 나는 모든 성인들 때문에 찬송을 받는다. 나는 미리 성인들을 선택하여 그들을 높은 품위에 오르게 하였으며, 그 모든 성인들 때문에 찬미와 영광을 받는다. 그러므로 아무리 작은 성인이라도 가볍게 본다는 것은 위대한 성인도 공경하지 않는다는 것이니, 작은 성인이건 큰 성인이건 모두 공경해야 한다. 내가 그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성인 가운데 한 명의 명예를 더럽히는 사람은 나의 명예와 하늘나라에 있는 모든 이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다. 모든 성인들은 다 사랑의 연결고리로 하나가 되어, 생각이 같으며, 동시에 모두 하나가 되도록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5. 그러나 그보다 더 위대한 것은, 성인들이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공로보다도 나를 더 사랑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를 초월하여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오직 나만을 사랑하기에, 그 사랑을 누리면서 즐길 뿐이다. 나에 대한 이 사랑에서 그들을 떼어 내거나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그들 안에는 영원한 진리가 충만하고 끌 수 없는 사랑의 불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작 사사로운 즐거움 정도만 좋아하는 사람, 지미승의 처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육신을 지닌 사람은 성인들의 처지에 대해 언급하지도 마라. 그런 사람은 고작 제 생각에 맞추어 덜하기도 하고 더하기도 할 뿐, 영원한 진리에 맞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6. 하느님의 거룩한 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영적 사랑을 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본성의 감정과 인간의 우정에 이끌려 이 사람에게 혹 저 사람에게 다가가면서 마치 천국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불완전한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하느님의 거룩한 빛을 받은 사람들이 천상의 계시로 명상하는 것 사이에는 천양지차(天壤之差)가 있다.

 

 

7. 그러므로 아들(), 네 지식으로 파악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부질없는 호기심으로 논할 생각을 하지 말고, 오직 하느님의 나라에서 작은 인물이나마 되려고 힘껏 노력해라. 비록 천국에서 누가 더 거룩하고 누가 더 높다는 것을 안다 해도, 그런 지식으로 내 앞에서 더 겸손해지는 것이 아니고, 나의 이름을 더욱 찬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자기 죄가 크고 덕이 모자라다는 것과, 또 자기가 성인들의 완덕에 비하면 얼마나 보잘것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성인 가운데 누가 위대하고 누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논하는 사람보다 하느님의 뜻에 더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쓸데없는 수고를 하면서 성인들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보다, 성인들에게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눈물로 간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그들의 거룩한 전구를 청하는 것이 훨씬 낫다.

 

 

8. 만일 사람들이 스스로 만족할 줄 알고, 쓸데없는 말을 억제할 줄 안다면, 성인들도 매우 만족할 것이다. 성인들은 모든 것을 자기한테 돌리지 않고, 모두 다 내게로 돌리니, 자기의 공로로 어떤 영광도 취할 생각조차 없다. 이것은 내가 마르지 않는 사랑으로 그들에게 모든 것을 주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사랑과 즐거움이 충만하기 때문에 영광과 행복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모든 성인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영광이 높을수록 그만큼 겸손하여 내게 더 가깝고 더 사랑스럽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느님 앞에서 제 월계관을 벗어 높으며, 어린양 앞에 엎디어 찬미와 영예와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묵시 5,13)라고 경배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9. 하느님 나라에서 끝자리나 차지할 수 있을지도 확실히 모르는 사람들이나 천국에서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있는지 알려 한다. 위대한 이들만 있는 천국에서는 제일 천한 자리를 차지한다 하여도 큰 것이니, 거기서는 다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마태 5,9)이요, 또 하느님의 아들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보잘것없는 이가 한 부족을 이루고 그들 가운데 가장 하잘것없는 이가 강대한 민족이 되리라.”(이60,22) “백 살에 못 미친 자를 저주받았다 하리라.”(이사 65,20)라고 한 이사야 예언자의 말은 죄인에게 딱 맞는 말이다. 천국에서 누가 높은 자리에 있는지를 놓고 다투던 제자들은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 18,3)라는 말씀과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마태 18,4)라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10. 어린아이와 같이 겸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화가 미칠 것이다. 이는 천국의 낮은 문턱마저도 그런 이들에게는 턱없이 높기 때문이다. 현세에서 많은 복을 누린 부자들에게는 화가 미칠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천국으로 들어갈 때에 그들은 밖에 서서 부르짖을 것이다. 겸손한 사람들아 즐거워하고, 가난한 사람들아 기뻐 뛰어라. 진리의 길을 끝까지 걷기만 하면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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