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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솔 향기 -깨어 있어라(Watch)!-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30 조회수99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11.30. 대림 제1주일(뉴튼수도원 20일째), 이사63,16ㄹ-17.19ㄷㄹ;64,2ㄴ-7 1코린1,3-9 마르13,33-37


                                                                                                          

솔 향기

-깨어 있어라(Watch)!-


11월28일 처음으로 오후 내내 성탄츄리 나무 파는 일을 도우며 육체노동을 했습니다. 

11월 27일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이후 여기 미국은 벌써 성탄축제가 시작된 느낌입니다. 

추수감사절 다음부터 판매가 시작되면 

12월22일 성탄 전 대림시기 동안 내내 약 3000그루의 성탄츄리 나무를 판매하게 됩니다. 


약 한 달 정도 성탄 츄리 나무 '솔 향기'에 젖어 살게 되었습니다. 

10월 한달간 배를 수확하는 요셉수도원과의 비교도 재미있습니다. 


광활한 대지위에 키워낸 8년생 쯤 되는 사철 푸른 소나무 비슷한 성탄츄리 나무들이 흡사 사막의 수도승들 같습니다.

"뉴튼수도원 수사님들에게서는 솔 향기가 납니다.“

덕담을 나누며 크게 웃었습니다. 


깨어 있을 때 솔 향기의 영혼입니다. 

성탄츄리 나무의 향기가 참 은은하고 깊어 정신을 맑게 합니다. 


늘 하늘 향해 있는 푸르른 모습들이 마치 늘 깨어 기도하는 사막의 수도승들 같습니다. 

부부나 가족이 함께 기쁨 가득한 모습으로 마음에 드는 나무를 베어와 사가는 모습들이 그대로 축제의 분위기입니다. 


'아, 미국에는 가정이 살아 있구나! 

건강한 가정들이다. 꿈과 낭만이 있다. 

아, 이것이 미국의 힘이구나!‘


언뜻 스친 생각입니다. 


이렇게 주님 탄생을 기다리며 대림시기 내내 푸른 성탄츄리 나무를 보며 깨어 살게 될 

축복 받은 여기 미국의 소박한 가정들입니다. 


청순(淸純)한 향기를 발하는 성탄츄리 나무들이 상징하는바 대림시기를 맞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깨어 살 때 여기 뉴튼수도원의 성탄 츄리 나무들처럼 푸르른 영혼에 향기 그윽한 그리스도의 솔 향기입니다. 


그러니 늘 깨어 있으십시오. 

오늘은 '깨어있는 삶'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늘 하느님을 기억하는 삶입니다.


주 하느님만이 우리의 아버지시고, 예로부터 주님 이름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주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의미요, 우리의 방향이자 목표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모두입니다. 


늘 이런 하느님을 생각할 때 하느님을 닮아 푸르른 영혼에 그리스도의 그윽한 솔 향기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찾고 사랑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을 없습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깨어 살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오십니다. 

대림시기 내내 우리는 이런 하느님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기쁨이 우리를 깨어있게 합니다. 


언제나 기다릴 주님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요. 

대림시기뿐 아니라 매일, 매 순간, 늘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이시요, 늘 깨어 있어야 주님을 기쁘게 맞이합니다. 


이사야의 통회와 하느님의 도래를 갈망하는 깨어 있는 모습이 심금을 울립니다.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만드십니까? 

당신 종들을 생각하시어 돌아오소서. 

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 오신다면! 

저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어, 저희 죄악이 바람처럼 저희를 휩쓸어 갔습니다. 

당신 이름 부르는 자 없고, 당신을 붙잡으려고 움직이는 자도 없습니다.“


흡사 오늘날 많이도 하느님을 잊고 살았던 우리의 통회 기도같습니다. 


다음 이사야의 고백은 우리 모두의 고백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의 작품입니다.“


이렇게 늘 하느님을 주님이자 아버지로 사랑하여 고백할 때 깨어 있는 푸르른 영혼에 그리스도의 솔 향기입니다.



둘째, 늘 감사하는 삶입니다.


깨어 있음은 기도요 기쁨이요 감사입니다. 

영혼이 잠들어 있을 때 기도도 기쁨도 감사도 실종입니다. 

감사로 깨어 있는 영혼이 진정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여 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감사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모두가 감사요 은총입니다. 


오늘 코린토 신자들에 대해 감사할 것을 권하는 바오로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에게 해당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어떠한 말에서나 어떠한 지식에서나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 여러분 가운데에 튼튼히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바오로가 말하는 우리의 부요한 모습입니다. 

얼마나 고무적인 말씀인지요. 


우리는 우리가 내적으로 얼마나 부요한지 자신에 대해 너무 모릅니다. 

이런 내외적 부요함에 대한 자각이 깨어 있게 하고 열렬히 주님을 사랑하며 주님이 나타나시길 고대하게 합니다. 

매일 이런 은총에 감사하며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셋째, 늘 맡겨진 제 일에 충실한 삶입니다.


깨어 있는 영혼들은 늘 제 자리에서 제 때에 제 일을 합니다. 

유비무환, 언제든 주님이 오셔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영혼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도 단 하나 '깨어 있어라(Watch)!'는 것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주님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 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집주인'을 '주님'으로 바꾸니 더 실감이 납니다. 


육신은 잠들어도 영혼은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주님을 오매불망 사랑하는 이들이 그러합니다. 

사시사철, 밤낮으로 늘 푸른 성탄츄리 나무들이 그대로 깨어있는 영혼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의 간곡한 마지막 당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있어라!“ 


주님이 언제 오시든 깨어 주님을 맞이하는 주님의 종들은 행복합니다. 



대림 1주일, 주님은 우리 모두 깨어 살 것을 촉구하십니다. 


깨어 기도하며, 

1-늘 하느님 아버지를 기억할 것을, 

2-늘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할 것을, 

3-늘 제 때, 제 자리에서 제 일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깨어 살 때 그리스도의 청순한 솔 향기입니다. 


이 거룩한 대림 1주일 미사시간, 

우리 모두 깨어 기다리다가 오시는 주님을 찬미와 감사의 기쁨으로 맞이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시편80,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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