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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1 월/ 자비와 겸손으로 만나는 평화의 나라/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30 조회수625 추천수5 반대(0) 신고

  

대림 1주 월 마태 8,5-11(14.12.1)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5)

 

                

 

 

 자비와 겸손으로 만나는 평화의 나라

 

스산한 날씨가 우리의 영적 감각을 더욱 자극하는 때이다. 모든 시대의 인간들은 다 평화를 갈망해 왔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주님의 빛 속에서 걷는 법을 터득할 경우를 전제로 그 평화가 이스라엘에서 흘러나오게 되리라고 예언하였다. 그는 이스라엘이 주님께로 몸을 돌린다면 뭇 민족들이 야곱의 하느님 앞에 밀려와서 주님의 길을 따라 걷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아름다운 광경을 그렸다. 민족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 2,4) 이사야는 자신의 말이 새 이스라엘인 교회 안에서 비로소 실현되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땅에 그리스도께서 오셨을 때 천사들은 ‘지상의 평화’ 메시지를 전하였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실패했듯이 혹시 교회도 실패한 것은 아닐까? 예수님께서 주시기 위해 오신 그 평화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어떤 의미에서 정의와 평화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과 마찬가지로 미래를 응시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상태가 그리스도께서 마지막에 오심으로써 갑자기 뒤바뀌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교회 즉 우리 자신을 최종적인 정의와 평화의 나라에 가능한 한 비슷하게 바꿔가면서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을 변형시키는 일은 점진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그 첫 단계는 사람들을 교회 안의 그리스도께로 이끌어 들이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대로 우리가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살 때 그들은 감화되어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이사 2,3)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뭇 민족들로 하여금 자기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게 하려면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증오와 경멸을 가다듬어 사랑과 관심으로 변형시켜야 한다. 뭇 민족들로 하여금 창을 쳐서 낫을 만들게 하려면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의 겸손과 관대함으로 자신을 변형시켜나가야 한다. 백인대장은 얼마든지 종을 부릴 수 있는 권력과 재력을 다 지닌 사람이었는데(8,9)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종이 중풍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딱한 처지를 마음으로부터 동감하고 고쳐주려고 하였다(8,6). 또한 고쳐주시려는 예수님께는 감히 자기 집 지붕 아래 모실 자격이 없다며 한 말씀만 해달라고 청한다(8,8). 그의 자비심과 관대함,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한 마음은 예수님을 감동시켰다. 이렇게 ‘지금’ ‘여기서’ 실행하는 사랑은 평화를 가져온다.



대림절은 비단 우리에게 성탄을 맞을 준비를 시키는 일 외에도 주님께서 오셔서 온 세상을 정화시키는 마지막 주님의 날을 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때때로 세상의 종말을 끔찍한 파멸의 시간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상 그 날이 오기를 고대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결코 세상을 파멸시키지 않으시고 오히려 세상을 완성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선한 것을 파괴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악한 것만을 쓸어 없애실 것이다. 세상에 악을 끌어들인 것은 인간들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들이 하느님 손에 정화되고 나면 우리의 세상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갖추고 재창조될 것이다. 그때 가면 또 다른 악들이 나타나더라도 하느님의 영광이 은신처요 방벽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세상에 온갖 악과 증오가 존재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생각에 빠져들어서는 안된다. 성 프란치스코에게서 특징적으로 드러났던 긍정적 시각과 희망이 우리 눈길의 특징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간에 우리는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과 영혼을 지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 “주님, 당신의 자비로 저희를 죄와 온갖 속박과 애착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시고, 온갖 근심 걱정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지켜주시며, 백인대장처럼 자신을 낮추어 사랑함으로써 저희로 하여금 기쁨 어린 희망 속에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며 평화의 나라로 인도하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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