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01 조회수672 추천수6 반대(0)

일주일에 한번은 예비신학생을 위한 기숙사 베리타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미사를 봉헌하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말로만 듣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수학특강을 들으면서 예전에 배웠던 수학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는 가정방문을 다니곤 했습니다. 가정방문을 할 때, 교적을 가져갑니다. 교적을 보면 간단한 인적사항이 있고, 판공성사를 본 기록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 교적에 있는 것 이상의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교적에 있는 것은 정말 아주 작은 것들이었습니다.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 그 가정이 얼마나 화목한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신앙이 삶의 중심에 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가족이 모두 세례를 받았지만, 몇 명만 성당에 나오는 가정도 있었습니다. 성당에 나오지 못하는 교우들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시간이 되면 성당에 나오세요.’가정 방문을 다니면서 구역장님들께서 수고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구역장님들께서는 구역과 반의 상황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정말 방문이 필요한 가정에 연락을 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해 주셨습니다.

물질적인 도움이 꼭 필요한 가정도 있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자녀를 잃은 슬픔에 가슴아파하는 가정도 있었습니다. 다 큰 자녀들이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해서 애를 태우는 가정도 있었습니다. 좋은 직장에 다니는 딸과 사위가 혼배 성사를 받기를 간절히 원하는 가정도 있었습니다. 평생 혼자 사시면서 기도와 봉사의 기쁨을 직접 보여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가정 방문의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일까요? 가정 방문을 하였을 때, 반갑게 맞아 주시고, 성당에 나오지 못 하던 분들이 성당에 나오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작은 것들이지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입니다. 어두운 얼굴에 늘 그늘이 있었던 분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하느님께 의지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가정 방문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있었습니다. 자매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출가한 딸들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딸들이 세례를 받았고, 사위들도 세례를 받았는데, 성당에서 혼인을 하지 못 했다는 거였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서류를 준비해서 성당에서 혼인 예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드렸습니다.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은 사회에서 혼인을 한 세 딸들이 성당에 와서 고백성사를 보고, 혼인 예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지 못했던 딸과 사위들이 성당에 나오고, 혼인예식을 하였고, 그것을 본 어머니는 정말 기뻐하였습니다.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은 가정 방문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었습니다. 구역장님들의 도움으로 신앙생활을 다시 하는 분들도 있었고, 고통과 슬픔이 기쁨과 희망으로 변화된 분들도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백인대장은 바로 그런 역할을 하였습니다. 예수님께 힘들고 아픈 이들을 알려 주었고, 그를 통해서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창과 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그것은 많은 상처를 만들어 냅니다. 관심과 배려, 사랑과 나눔은 조금은 느릴지 모르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커다란 힘입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집안아, ,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