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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쁘고 거룩하게(희망신부님의 글)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03 조회수834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기쁘고 거룩하게(마르코 13, 33-37)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오늘은 대림1주일입니다. 대림이라는 말은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사순절과 대림시기에 사제의 제의는 보라색입니다. 전례에 있어서 보라색은 회개와 보속을 뜻합니다. 성모 마리아가 아무런 죄도 없이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나으셨던 것처럼 마찬가지로 우리도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면서 아무런 죄에 물들지 않고 우리 영혼이 깨끗한 상태가 되기를 하느님께서는 간절히 원하십니다. 그래서 대림시기와 사순시기에 모든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보면서 주님의 탄생을 더욱 거룩하고 기쁘게 준비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다는 것이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잠을 안자고 있는 것만이 깨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영혼이 깨어있는 상태, 그것이 사실은 중요합니다.

 

예전에 사제관 침실이 도로변에 있었고, 바로 옆에 둔덕이 있어서 새벽녘에 차들이 달려가면서 덜컹 소리를 내곤하여 잠을 자다가 깰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잠이 깨서 인상을 찌푸리며 아니 누가 이 밤에, 조심을 좀 하지하며 짜증을 냈습니다. 그런 날이면 하루 종일 무언가 조금 찌푸려지고 짜증스럽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내가 왜 이러지? 자다 깰 수도 있는 거지.’하며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자다 일어나게 되면 주님, 저 사람이 무언가 급한 일이 있나봅니다. 축복해주세요.’하면서 축복의 기도를 해주고 또한 전날 있었던 일들, 만났던 사람들, 아픈 사람들, 힘든 사람들을 기억하면서 기도를 해주고, 오늘 있을 일에 대해 기도하면서 묵주기도 바치며 그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그 기도하는 순간, 축복을 빌어주는 순간 내 마음이 바로 평화로워졌고 기뻐졌습니다. 주님이 바로 내안에 함께 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기도하니 금세 잠이 스르르 왔습니다. 내가 짜증내고 그러면 정말 더 잠이 안 왔는데 그렇게 기도하니 자다가 중간에 깼어도 하루가 상쾌하고 기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어제 성복동 성당에서 봉헌식이 있었습니다. 성당을 다 짓고 주교님 모시고 봉헌미사를 하였는데 또한 우리 본당에는 혼배미사가 있어서 제가 빨리 와야 하기 때문에 봉헌식미사에는 참석할 수가 없고 본당신부님과 주교님께 인사만 드리고 돌아와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차를 주차하면서 제가 빨리 떠나야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 주차하면 좋은지 주차봉사자 형제님들께 물어보고 주차했는데, 돌아와 보니 차가 나갈 수 없었습니다. 차안에 전화번호도 없었습니다. 화가 날 수 있었지만 차가 못 빠져나가면 그냥 택시타고 가지.’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차 봉사하시던 형제님께서 사무실로 가고, 다른 형제님들과 기다리면서 성당 지으시느라고 고생 많으셨죠?” 하며 한 분 한분 악수를 하는데 손이 매우 차가웠습니다. 밖에서 고생하시느라 손도 차갑고 얼마나 힘드시냐고 대여섯 분들과 모두 악수를 나눴습니다. 성당 다 지으신 것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나누며 그 형제님들과 함께 기다리니 제 마음도 평화로웠습니다. 제 마음안의 주님의 평화와 기쁨이 그 형제님들에게도 전달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우리 자신이 깨어있을 때는 어떤 일,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감사하며 평화롭게 지낼 수 있습니다. 내 자신이 깨어있지 못하면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속상합니다. 내 마음이 속상하고 화가 나 있으면 예수님이 내 안에 머무실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언제 악이 우리 안에 쳐들어올지 모릅니다. 반대로 그런 순간에도 우리가 기도하면서 주님의 평화를 유지하고 주님의 사랑을 전달할 수 있다면 내 안에서도 상대방 안에서도 주님의 사랑이 싹트게 됩니다. 깨어있다는 의미가 밤잠 안자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삶 안에서 내가 그리스도의 평화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 그것이 깨어있는 것입니다. 내가 그런 삶을 살아갈 때 이미 내 안에는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시는 것입니다.

 

기다림의 의미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2천 년 전 구유에서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과 다시 오시겠다고 말씀하신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두 가지 의미의 대림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면서 우리 마음을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고 또한 우리 마음 안에 주님이 함께 계시도록 살아간다면 이미 우리는 주님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주님이 언제 다시 오신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고대하던 분께서 오실 때가 되어 정말 기쁩니다. ‘어서 오셔서 온 인류를 당신 평화로, 당신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소서.’하며 주님의 다시 오심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성탄 시기를 맞이하면서 대림절 저금통을 집집마다 다 나눠드립니다. 그 저금통에 보면 ‘24가지 즐거운 불편 실천하기가 적혀있습니다. 모두 읽어보시고, 나에게 맞는 것 실천하시고, 실천했을 때마다 성공 축하금 저금통에 넣으면서 가난한 이웃들을 생각하며 기도한다면 그때마다 우리 마음 안에 아기 예수님께서 기쁘게 탄생하실 것입니다.

 

오늘 대림절을 시작하면서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잘 준비해, 성탄을 더 기쁘고 거룩하게 맞이할 수 있는 은총을 이 미사 중에 구합시다. 아멘.

 

희망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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