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04 조회수814 추천수15 반대(0)

어제는 수능 성적발표가 있었습니다. 예비 신학생들의 성적도 나왔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을 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본인의 성적과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서 대학과 학과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예비신학생들도 50여명이 시험을 보았습니다. 신학교의 학생 선발 기준이 있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신학교에 합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20여명 정도는 신학교에 합격할 것 같습니다.


32년 전에 저도 시험을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길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바로 대학엘 갔고, 어떤 친구는 다시 시험을 준비했고, 어떤 친구는 대학을 포기하였습니다. 그때는 시험이 모든 것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험은 하나의 과정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들 가정을 이루었고, 자녀를 나아서 살고 있습니다. 신학교에 합격해서 사제가 된 친구들도 있고, 중도에 포기한 친구들도 있고, 합격하지 못해서 다른 길을 선택한 친구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프면 아픈 대로 다들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었습니다. 봉투를 잘 붙이는 사람, 바구니를 잘 만드는 사람, 계란을 잘 까는 사람, 초밥을 잘 만드는 사람, 인형에 눈을 붙이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분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인데, 매일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달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화가, 음악가, 운동선수는 재능과 노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의 달인들은 주어진 일을 매일 충실하게 함으로써 경지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교구청에서 사목국 일을 할 때였습니다. 제가 맡았던 일은 구역장, 반장들에게 2시간씩 강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미사 때, 10분 강론만 하던 저에게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처음 강의를 할 때, 한참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겨우 20분 지났습니다. 준비한 것도 기억이 나질 않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어떻게 강의를 끝냈는지 모를 정도로 당황했었습니다.


나중에 사목국을 떠날 때쯤은 2시간 강의를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매번 강의를 준비하였고, 자주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토론토에서 지낼 때, 사목국에서의 경험은 교포 신자들을 위한 교육과 강의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강의를 할 줄 몰랐던 저도 자주 하다보니까 2시간 강의를 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두려움도 없어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믿음의 달인이 되는 방법을 이야기 해 주십니다. 사랑의 달인이 되는 방법을 이야기 하십니다. 희망의 달인이 되는 방법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은 믿음의 달인이 된다고 하십니다. 사랑의 달인이 된다고 하십니다. 희망의 달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은 단단한 바위 위에 집을 지은 사람처럼 시련과 고통, 슬픔과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흔들리지 않는 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어떻게 보면 쉽고 간단한 것 같은데, 그 길이 참 멀고 험한 것도 사실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아무나 하지 않은 것이 하느님의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눈이 오는 하얀 겨울에는 소나무와 전나무만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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