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매일복음(2014.12.05) 나는 그러지 말자
작성자김기욱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05 조회수499 추천수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7-31

그때에 27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눈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28 예수님께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자 그 눈먼 이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예, 주님!” 하고 대답하였다.

29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이르셨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30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이 일을 알지 못하게 조심하여라.” 하고 단단히 이르셨다. 31 그러나 그들은 나가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그 지방에 두루 퍼뜨렸다.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은 복음말씀에서 ‘눈먼’ ‘눈뜬’ ‘빛’ ‘어둠’에 주목하고 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눈먼 이 둘의 눈을 뜨게 해 주십니다. 제1독서에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실의에 잠긴 하느님의 백성에게 ‘거대한 전환’이 오리라고 예언합니다. 눈먼 이들의 눈이 어둠과 암흑에서 벗어나게 되리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본가지에서 약간 빗나갈 수도 있지만, ‘거대한 전환’은 21세기에 다시 주목받고 있는, 1886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에서 부르주아 유대인 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던 칼 폴라니 대표저작의 제목이기도 한다. 그리고 서울에 칼 폴라니 연구소 아시아지부가 설립된다는 기사가 어제(12월4일) 경향신문에 실렸다. “칼 폴라니는 1964년에 타계한 헝가리 출신의 경제사상가로서 인간, 자연, 화폐를 모두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대의 시장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과 비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그의 경제사상은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등으로 구성되는 이른바 사회적 경제의 이론과 실천에 대단히 큰 함의를 가지고 있다.”

‘거대한 전환’이라는 말을 통해 오늘 복음말씀과 어제 신문기사가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고 싶지 않다.

나는 오늘 복음말씀에서 마지막 구절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은 나가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그 지방에 두루 퍼뜨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이 이 이야기를 두루 퍼뜨릴 것을 미리 아셨을까 모르셨을까? 당연히 아셨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이 일을 알지 못하게 조심하여라.” 하고 단단히 이르셨다. 결과가 뻔한 데 예수님은 왜 단단히 이르셨을까? 눈먼 사람이 눈을 뜨는 것은 당사자에게 정말 좋은 일이고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금 우리가 보아도, 아니 누가 보아도 좋은 일이고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인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누가 보아도 좋은 일이고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인 것 같은 일조차도 듣는 사람에 따라, 듣는 사람의 처지에 따라 나쁜 일, 치욕스러운 일, 불경한 일일 수 있는 것이다. ‘거대한 전환’이라는 표현이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눈먼 사람을 눈뜨게 하실 수 있음을 믿고(그 믿음이 얼마나 큰 믿음인지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다고 매일 한탄하는 우리 신자들은 다 안다), 자비를 구하고 그 믿음을 인정받아 눈을 뜬 두 사람 다 예수님께서 단단히 이르심을 무시하고 동네방네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는데, 내가 한 말 내가 한 행동에 대해 나 없을 때 이러쿵저러쿵 하고 다니는 사람들 욕하지 말자. 다만 나는 그러지 말자. 예수님께서 산상설교를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오 7,12)라고 마무리하셨던 것을 다시 기억하면서.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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