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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민(compassion)의 공동체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06 조회수824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2014.12.6. 대림 제1주간 토요일(뉴튼수도원 26일째), 이사30,19-21.23-26 마태9,35-10,1.5ㄱ.6-8


                                                                                       

연민(compassion)의 공동체



연민의 사랑이 제일입니다. 

착한 목자 주님의 사랑은 대자대비(大慈大悲), 연민의 사랑입니다. 

불쌍히 여기고, 측은히 여기고, 가엾이 여기는 한량없는 사랑입니다. 


이런 주님께 바치는 우리의 참 좋은 기도가 자비송입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오늘은 몇가지 묵상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첫째, 하느님 내려주신 '첫 눈' 같은 강론입니다. 


자고 났을 때 밤 사이 내린 첫 눈을 보면 태고의 순수를 대하듯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여기 뉴튼수도원에 온 이튿 날, 밤사이 내린 첫 눈에 마음 설레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매 해 내리는 첫 눈처럼, 매일 첫 눈 같은 첫 날을 살게 하는 강론을 생각합니다. 


한국은 여기 미국보다 꼭 14시간이 빠릅니다. 

12.6일의 강론을 쓰는 지금 미국시간은 12.5일 금요일 새벽3시로 한국은 12.5일 오후 5시입니다. 

이 강론을 12.5일 10시(미국시간)에 인터넷 요셉수도원 홈페이지에 올리면 한국시간은 12.6일 00시가 됩니다. 

그러니 12월6일 한국에 있는 분들은 새벽에 일어나면 첫 눈 같은 강론을 대할 수 있습니다. 


아, 눈 떳을 때 첫 눈의 감동처럼 첫 날을 여는 첫 눈 같은 강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매일 어머니가 지어주셨던 따뜻한 아침 밥 같은 강론입니다. 


예전 어머니는 일년 열 두 달 매일 새벽마다 제일 일찍 일어나 따뜻한 아침밥을 지어주셨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 날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추운 부엌에서 솥이 걸린 아궁이에 불을 때어 밥을 해주셨습니다. 


철이 난 지금에서야 어머니의 아침 밥은 그대로 '사랑 밥'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지금도 그리운 어머니의 아침 밥입니다. 


새벽마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사랑 가득 담긴 

따뜻한 아침밥 같은 하느님의 말씀 밥, 사랑 밥 강론이 되길 바라며 새벽 일찍 올립니다.



셋째, 여기 뉴튼수도원에서 산책 중 자주 방문하는 수도원 묘지입니다. 


수도원에는 두 개의 공동체가 있습니다. 

하나는 '산' 수도형제들의 공동체요, 하나는 '죽은' 수도형제들의 수도원 묘지 공동체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가 살아있습니다. 

두 공동체 역시 '죽어서 사는' 공동체라는 데는 일치합니다. 

삶과 죽음을 넘어 하느님 앞에 영원한 삶을 살고 있는 '죽은 형제들'과 '산 형제들'입니다. 


하여 묘지를 방문할 때 마다 고요한 평화와 위로를 맛보며, 

더불어 살고 있는 수도형제들에 대한 깊은 연민의 사랑을 갖게 됩니다. 

잘 살고 못 살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그저 살아 주는 자체가 고맙습니다. 


나름대로 힘겹게, 힘껏 자기 한계와 약함이란 십자가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도반인 수도형제들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제일 기뻐하시는 것은 당신을 닮은 연민의 사랑이요, 

잘 살고 못 살고는 하느님 눈엔 도토리 키재기일뿐입니다. 


열정 없다 판단하거나 지적하는 교만보다는 존중과 배려,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서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함께 살아가는 연민의 사랑, 수도공동체가 제일입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 역시 그의 수도규칙에서 '형제들의 약점을 지극한 인내로 끝까지 참아 견디라'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은 이런 사랑의 공동체를 축복하십니다. 


다음 이사야의 아름다운 비전은 이런 연민의 사랑 공동체를 통해 실현됩니다. 

대림시기 우리가 주님께 바라는 은총입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상처를 싸매 주시고, 

당신의 매를 맞아 터진 곳을 낫게 해 주시는 날, 

달빛은 햇빛처럼 되고, 

햇빛은 일곱 배나 밝아져, 

이레 동안의 빛을 한데 모은 듯 하리라.“(이사30,26).


연민의 사랑은 치유자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연민의 사랑이 서로를 치유하여 햇빛 사랑 환한 은총의 공동체를 만들어 줍니다. 

하느님 연민의 사랑은 오늘 복음의 착한 목자 예수님을 통해 완전히 실현됩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였기 때문이다.“(마태9,36).


예나 이제나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이들은 여전합니다. 

가엾어 하는 연민의 사랑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어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게 하십니다. 


새삼 연민의 사랑이 모든 치유의 원천임을 깨닫습니다. 


착한 목자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연민의 사랑으로 우리 모두의 허약함을 치유해 주시고 

'사랑의 치유자'로 세상에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9,8ㄷ).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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