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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9 화/ ‘먼저’ ‘찾아 나서는’ 사랑/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08 조회수758 추천수7 반대(0) 신고

 

대림 2주 화 마태 18,12-14(14.12.9)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이사 40,4)

 

                              

    

 

‘먼저’ ‘찾아 나서는’ 사랑    

 

주님의 성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성탄은 가슴으로 느끼는 것 이상으로 가장 끝자리,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소외된 이들에게로, 오늘의 말구유에로 눈길을 돌림으로써 내 안에 참 기쁨으로 메아리치리라! 오늘 복음 말씀은 길 잃은 양의 비유말씀이다. 착한 목자는 양 백마리 가운데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다(18,12). 그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먼저 나서 찾게 되면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하신다는 말씀이다(18,13). 이 비유가 주는 의미를 찾아보자.


먼저 이 목자는 문제없는 아흔아홉 마리를 그대로 둔 채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아 나선다.’ 여기서 길 잃은 한 마리 양은 보잘것없는 사람이나 교회밖에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눈길은 늘 버려지거나 소외되어 생명의 위험에 처해지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먼저’ 눈길이 간다. 이 눈길은 이득을 따지는 계산적인 속셈이 있는 눈길이 결코 아니다. 이 눈길은 그 누구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제외되거나 배척당하기를 바라지 않으시고 ‘모두’가 행복한 사랑의 존재가 되기를 바라시는 보편적인 사랑이다. 이 눈길은 가장 힘없고 약해보이는 자식에게 더 마음이 쓰이고 무엇이든 먼저 챙겨주고 싶은 ‘어머니다운 사랑’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혹시 나는 나만의 안위와 만족을 추구하며 주변을 보지 못한 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디에 ‘먼저’ 눈길을 두며 살아가는가? 내 삶에 있어서 우선적인 가치는 무엇이며 내가 바라는 으뜸가는 것은 무엇인가? 혹시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과의 만남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공을 들이지는 않는가? 그저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들, 곧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가뭄에 콩 나듯이 선심을 베푸는 것으로 신자된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스스로 만족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저 끝자리, 후미진 골목에서 들려오는 한숨소리와 가슴이 너무도 아파 울지도 못하는 슬픔의 저 밑바닥을 볼 수 있으려면 닫힌 마음의 대문을 열어야 한다. 사랑으로 변두리에 계신 예수님께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오늘도 내 주변에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이 울지도 못한 채 힘겨워하고 있음을 아는가! 나의 삶의 눈길, 영혼의 눈길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였으면 한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도록’ 하자!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그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도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찾아 나서지 않고’ 모든 것이 다 갖춰지고 아쉬울 것이 없는 교회나 수도공동체 안에 안주하지 말라고 재촉하신다. 프란치스코 교종도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길거리로 나가라!’고 권고하신다. 고상한 영성서적의 몇 구절에 감동받고, 영화나 음악에 공감하고, 그럴싸하게 미화되고 포장된 신비를 추구하며 대단한 신앙의 경지에 이른 양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참으로 살아 있는 신앙, 성숙한 영성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양 한 마리를 ‘찾아나서는’ 구체적인 발걸음 안에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제 성탄도 다가오니 어려운 사람들에게 뭐 좀 베풀어야지!’ 하는 식의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태도가 아니라, 소외되고 고통 중에 살아가는 소중하고 존귀한 이웃을 ‘직접 찾아나서’ 그들의 아픔이 무엇이며 왜 아파하는지 마음으로 들어주고 돈 몇 푼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나누었으면 한다. 하느님의 뜻은 그 누구든 제외됨이 없이 모두가 구원되는 것이다(18,14). 우리도 착한 목자이신 주님의 모범을 따라 ‘먼저’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야’ 하겠다. 이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로 향하는 몸짓이 바로 ‘거친 곳을 평지가 되게 하고’ ‘더 큰 기쁨’(마태 18,13)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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