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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아기처럼 오른손을 잡혀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1 조회수1,067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나해 대림 제2주간 금요일


< 그들은 요한의 말도 사람의 아들의 말도 듣지 않았다. >


복음: 마태오 11,16-19






성가정


Antolinez, Jose 작, 부다페스트 파인아트 미술관


     < 아기처럼 오른손을 잡혀라 >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시 기탄잘리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죄수여, 말해주렴, 누가 그대를 가두었는지?”

그것은 내 주인이 옵니다.”

죄수는 말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돈이나 권력으론 누구보다도 뛰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보물창고에는 왕에게나 어울릴 돈을 모아 놓았지요. 그런데 깨어보니 나는 보물창고에 갇힌 죄수가 되었더군요.”

죄수여, 말하렴. 누가 이 끊어지지 않는 쇠사슬을 만들었는지?”

그것은 나였어요.”

죄수는 말했습니다.

내가 이 사슬을 정성껏 달구었습니다. 나는 내 불굴의 힘으로 온전한 자유를 누리도록 세계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지요. 이윽고 사슬이 다 만들어져 끊을 수 없을 만큼 튼튼하게 되자 이 몸은 사슬에 꽉 잡혀 매여 있더군요.”

   

많은 현인들은 결국 자신을 가두고 묶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느님 없이는 존재할 수도 없는 자신이 하느님 뜻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이 세상에서 부자가 되고 권력을 지니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려고 하는 것에서 결국 자기 자신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어제 복음화국장 신부님이 오른손주도권을 상징한다는 강론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절박할 때 오른손을 내밀지만 그 절박함을 벗어나면 바로 손을 바꾼다고 합니다. 왼손으로 상대의 오른손을 잡고 자기가 다시 주도권을 잡는 것입니다.

베드로와 예수님은 물 위에서 주도권 경쟁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물 위를 걸을 때 베드로는 짐짓 자신의 힘으로 걷는지 착각했다가 곧 두려움에 빠집니다. 예수님은 물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베드로에게 손을 내밉니다. 베드로는 분명 오른손을 뻗어 예수님의 손을 잡았을 것입니다. 힘이 약한 왼 손으로 잡았다가 다시 놓치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배 위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풍랑이 몰아칠 때 베드로는 잠자고 있는 예수님을 깨우지 않습니다. 배 위에서는 자신이 주도권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배가 가라앉기 직전이 되어서야 자신의 오른손을 예수님께 내밉니다. 예수님은 그 손을 잡고 당신 오른 손으로 풍랑을 가라앉히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삶을 왜 이렇게 절박하게 만드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그분께 오른손을 내어맡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하룻밤에 당신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말씀하시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을 베드로는 아직 믿지 않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펄쩍 뜁니다. 그러나 결국 모든 일이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자 자신의 오른손을 아무에게나 내어줄 수 있는 겸손함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 예수님은 오른쪽에 그물을 치게 하십니다. 오른쪽을 내어준다는 것은 어쨌든 자신의 주도권을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그때 153마리나 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그물에 걸려들게 되었습니다.

   

어제 독서에서 이사야서에서 하느님께서 우리 주도권을 지니시고 우리를 안전한 길로 인도하시고 있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 주님이 너의 하느님, 내가 네 오른손을 붙잡아 주고 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오늘 독서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 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네 후손들이 모래처럼, 네 몸의 소생들이 모래알처럼 많았을 것을. 그들의 이름이 내 앞에서 끊어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았을 것을.”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오른손을 잡아주셔서 우리를 이끄시는 방법은 우리에게 계명을 주시고 우리 뜻이 아닌 당신의 계명대로 살아가게 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의 주도권은 바로 계명입니다. 내가 주도권을 쥐고 싶기 때문에 계명을 어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가난해지지 못하고 부자가 되며 십자가가 아닌 편안하고 넓은 길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나 오늘 밤에 우리를 데려가신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가 하느님의 오른손을 잡고 우리 주도권대로 이래라 저래라 하며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아직은 우리가 물에 빠진 베드로처럼 절실하지 않은 것입니다. 절대 그분의 왼 손을 오른 손으로 잡고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베드로의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더 깊이 빠져들어 가고 있고 당장 오늘이 나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지금 당장 내가 그분의 계명에 온전히 내 주도권을 다 내어주고 있는지 돌아보아야합니다. 구원은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가시밭길로 가야하고 십자가에 자신을 못박아야하며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하고 내 자신이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사시게 해야 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러하겠지만 이전에 그렇게도 좋아하던 컴퓨터게임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에너지가 소비되는 데 반해 남는 것은 귀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죄책감과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는 공허함뿐인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분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맡기기 위해서는 그분의 계명을 온전히 따르는 것만이 참 평화와 행복과 구원의 길임을 절실히 깨닫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여전히 현세에서 잘 살기 위해 하느님을 이용하고 있다면 그분이 계명을 절대 따를 수 없게 됩니다. 행복해지고 싶거든 주님의 뜻에 내 뜻을 온전해 내어맡겨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내 뜻을 버리고 그분의 뜻을 따랐을 때 오는 평화와 행복을 조금이라도 느끼면 이젠 내 모든 삶이 그분의 뜻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 아기는 부모에게 오른손을 잡힐 때 가장 평화로움을 느낍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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