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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15 월/ 사랑의 권한/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4 조회수910 추천수4 반대(1) 신고
 

대림 3주 월 마태 21,23-27(14.12.15)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마태 21,25)


The authority of Jesus questioned

 

 사랑의 권한   

 

제 1독서 하느님의 영을 받은 발라암은 다윗 가문 곧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고, 이스라엘에게서 왕홀이 일어난다”(민수 24,17)는 신탁을 선포하였다. 여기서 별은 다윗을 가리키는 듯 하지만(2사무 8,2) 다윗을 통하여 모압의 오랜 적대국으로 머무르게 될 그의 왕조 전체는 물론 메시아까지 암시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전승은 “나 예수는 내 천사를 보내어 모든 교회에 이 모든 것을 증언하게 하였다. 나는 다윗의 뿌리에서 돋은 그의 자손이며 빛나는 샛별이다.”(묵시 22,16)라는 말씀에 따라 이 예언을 그리스도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 예언과 연관 지어 오늘 복음은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권한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이 이어진다.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예수님께서 무슨 권한으로 병자를 치유하고 가르치며 누가 그런 권한을 주었느냐고 물었다(21,23). 그들은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치는 일을 감독할 권한을 부여받았고 가르쳐야 하는 의무가 있는 이들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얼핏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알아차리시고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21,25)고 반문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하늘에서 왔다고 하면 왜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할 것이고, 사람에게서 왔다 하자니 군중이 두려워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21,25-27).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이 하느님의 자비에서 나온 권위 있는 사랑의 행위임을 잘 알면서도 자신들의 권력과 명예를 빼앗길까 봐 그것을 부인하려 한 것이다. 그들은 유다사회에서 확고한 종교적,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모세오경의 핵심인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율법을 가르치면서도 행실로 보여주지 못하였으나 이미 주어진 지위와 명예에 안주하였는데, 예수님의 사랑의 말씀과 행적을 보며 불안해졌던 것이다.

우리 삶을 되돌아보자! 나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통하여 드러나는 하느님의 선과 진리와 사랑의 행위를 보고 시기하거나 꼬투리를 잡거나 깎아내리려고 하지는 않는가? 다른 이들의 장점과 선행, 좋은 모습 앞에서 불안해하지는 않는가? 만일 이런 식으로 처신한다면 얼마나 속좁은 삶인가! 영성생활은 내 안에 하느님을 품고 내가 만나는 이들의 신분이나 처지, 빈부의 정도, 권력의 유무를 넘어서 그들 안에서 드러나는 사랑의 하느님을 최고로 여기고 함께 기뻐하며 거기에 순종할 줄 아는 태도이다. 하느님께서는 저 멀리 계시는 분이 아니라 인간 세상에서 드러나는 사랑으로 계시며, 사랑을 행하는 이들을 통하여 당신의 권한을 행사하시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권한은 ‘하느님께로부터’ 오고 사랑을 지닌 ‘인간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도 사랑으로 오시는 주님을 사랑으로 기다리며, 사랑의 권한을 기쁘게 행사하고 사랑 앞에 순종하는 하루가 되도록 마음을 모으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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