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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17 수/ 사랑으로 써 가는 내 인생의 족보/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6 조회수1,057 추천수9 반대(0) 신고
 

대림 3주 수 마태 1,1-17(14.12.17)
 

왕홀이 유다에게서 떠나지 않으리라.”(창세 49,10)

 

 

  

 사랑으로 써 가는 내 인생의 족보   

 

오늘 창세기 말씀에서는 야곱이 유다에게 내린 축복을 통해서 만백성의 왕이 되실 분이 유다 가문에서 태어날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복음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는 족보의 역사를 거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려준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1,1)라는 첫 문장을 통하여 예수가 아브라함의 후예요 다윗의 후예인 메시아임을 강조한다. 이 족보는 선조들에 관한 것으로서 예수님께서는 선택된 민족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역사가 예수님에게서 그 의미를 얻고 정점에 이르게 됨을 말해준다.

이 족보를 보면 비정상적으로 아들을 낳은 타마르, 라합, 롯, 우리야의 아내가 예수님의 선조로 나오며 타마르 외에는 모두 이방인이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조건을 뛰어넘어 자유로이 개입하시며 누구나 구원하신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인위적으로 14대씩 삼대로 나누어 배치함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위한 구원 역사를 당신 뜻대로 이끄시며, 선택된 민족의 역사가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정점에 이른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 복음의 족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으로 인간에게 다가오시어 개입하시는 하느님의 구원계획이다.

우리는 다소 생경하고 지루한 듯 느껴지는 이 긴 족보를 통하여 무엇을 되새길 것인가? 이 족보가 말해주는 첫째가는 중요한 사실은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당신을 찾기에 앞서 우리에게 사랑으로 다가오시고 당신이 누구이신지 알려주시고 조건 없는 사랑으로 초대하셨다는 점이다. 이 족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누가 누구의 선조이고 후손인가 하는 역사적 사실(史實)이 아니라 인생 여정은 바로 구원의 역사요 그 역사의 매순간 하느님 친히 사랑으로 개입하신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우리 인생은 역사다. 그 역사는 사랑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사랑의 하느님 때문에 의미 있으며, 사랑을 향해가는 사랑의 역사이다. 바로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인생의 지나온 발자욱을 돌아보며 매순간 사랑으로 개입하셨던 하느님께 깊이 감사드리자! 그리고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사랑으로 함께해주시는 그분의 손길을 생생하게 의식하며 살아가자!

어디 그뿐인가! 족보에 새겨진 사랑의 역사, 구원의 역사는 하느님께서 주관하시기에 우리의 한계와 영혼의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구원의 역사이다. 족보에 포함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관계 속에서 후손을 낳은 여인들, 선택받지 못한 외국인들, 가문을 더럽힌 이들을 보라!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죄로 기우는 경향으로 인하여 늘 더럽혀진 역사요 어둠의 역사이다. 그러나 그 역사를 품어 재창조를 이루어내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의 역사이다. 이 족보는 '의미 없는 조상 명부'가 아니라 모두를 사랑으로 품고도 남음이 있는 하느님의 '또 다른 사랑의 구유'임을 깊이 새기도록 하자!

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동료 인간들의 죄스런 모습, 과거의 상처, 불의, 비참한 삶의 현실을 품어 사랑으로 토해내는 삶을 살아왔는가? 내 인생사가 바로 하느님 사랑의 역사에 일치하는 구원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는가? 이제부터라도 내 인생사 한걸음 한걸음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나의 신앙고백이요 하느님의 사랑의 역사, 구원의 족보가 되어야 하리라! 아울러 더불어 살아가는 형제 자매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삶의 여정에 함께 하신 하느님을 보고 감사하여야 할 것이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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