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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8 조회수783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2월 17일 대림 제3주간 수요일
 
The book of the genealogy of Jesus Christ,
the son of David, the son of Abraham.
Jacob the father of Joseph, the husband of Mary.
Of her was born Jesus who is called the Christ.
(Mt.1.1,16)
 
제1독서 창세 49,1-2.8-10
복음 마태 1,1-17
 
벌써 10년 전이네요. 제가 갑곶성지에 있을 때가 생각납니다. 성지 전담 신부로 처음 갔었기 때문에 그때에는 저 혼자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어수선한 성지의 모습, 그래서 할 일이 너무나도 많은 성지였기 때문에 항상 바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분께서 성지가 예뻤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벚나무 20그루를 기증하셨습니다. 감사히 벚나무를 받았고, 저는 그 벚나무를 심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바쁘다보니 벚나무 심을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 다행히 생명력이 워낙 좋다고 말씀하셔서 저는 우선 급한 일부터 먼저 하고서 벚나무를 심을 계획을 세웠지요.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하루 이틀 뒤로 미루다보니 벚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살짝만 묻어 두고 방치했던 것이지요. 이런 상태로 일주일이 지난 뒤에 벚나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일을 하다가 우연히 벚나무를 봤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4~5그루가 말라 비틀어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행히 아주 늦지 않아서 땅을 파고 묻어서 모든 나무를 살렸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기증하신 분의 성의를 저버릴 수밖에 없었지요.

나무는 땅에 묻혀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것도 살짝 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땅을 파고 묻혀 있어야 하며 동시에 적당한 물도 필요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봄에 아름다운 벚꽃을 피울 수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우리 역시 하느님께 온전히 묻혀 있어야 함을 묵상하게 됩니다. 겉으로만 신앙인인 것처럼 살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어떤 위협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가 되어야 하느님의 뜻에 맞게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족보가 등장합니다. 아담으로부터 시작하는 루카 복음의 족보와는 다르게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는 족보를 보면서 다음 한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즉, 하느님 아버지께 철저하게 매달렸던 사람은 어렵고 힘든 삶 안에서도 기쁨과 행복을 간직할 수 있었고, 고통과 시련도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믿음을 저버리고 세상의 기준으로만 살았던 사람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도 없었고 실제의 삶에서도 힘들게 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까지 이르는 족보를 보면서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역사의 사실을 통해 하느님께 충실한 사람만이 참 행복을 누렸음을 떠올리면서 우리도 하느님께 온전히 묻혀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구원의 역사 안에서 계속해서 비추고 있는 하느님의 축복과 행복을 과연 우리는 누리고 있을까요? 혹시 온갖 불평과 불만으로 하느님께 점점 멀어져서 축복과 행복을 남의 것으로만 만들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사랑이란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둘을 주고 하나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아홉을 주고도 미처 주지 못한 하나를 안타까워하는 것이다(브라운)


 

나무는 서서히 성장해야 한다(에드가 게스트)

어떤 사람이 작은 나무를 심었는데 나무가 자라지 않자 빨리 자라게 하려고 나무에 도르래를 설치했다. 그가 힘을 가하자 이제 막 흙 속에 자리를 잡고 나무에 영양분을 공급했던 뿌리가 뽑혀 올라와 나무는 시들어 죽고 말았다.

나무는 서서히 성장해야 한다. 모든 것은 한 그루 나무와 같다. 크건 작건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자 하는 이는 허리를 굽혀서 땅을 파야만 한다. 소망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극히 적은 까닭에 우리가 원하는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이건 일함으로써 얻어야 한다.

당신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비밀이 여기 쉬고 있기에 당신은 끊임없이 흙을 파야 한다. 결실이나 아름다운 장미를 얻기 위하여....

너무나 성급한 우리는 아니었을까요? 빠른 결과를 원하는 우리의 성급함에 이룰 수 있는 것도 놓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꾸준한 우리 그리고 성실한 우리가 될 때에 하느님의 커다란 섭리와 은총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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