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삼손과 그리스도의 부활을 품은 죽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8 조회수1,03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나해 대림 제3주간 금요일


<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


복음: 루카 1,5-25





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 삼손과 그리스도의 부활을 품은 죽음 >

          

요즘 독서에서는 구약에서 메시아의 오심이 예언된 부분들만을 연속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삼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는 교회 전통적으로 삼손이 바로 미래 메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언으로 여겨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선 삼손은 나지르인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주님께 바쳐진 사람이고 어머니도 죄로 물들어서는 안 되고 아들도 죄를 지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도 나자렛 사람입니다. 나자렛 사람이란 나지르인과 같은 뜻입니다. 그리스도뿐만 아니라 그 어머니도 죄에 물들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께 바쳐진 사람으로서 그 소명도 둘이 동일합니다. 삼손은 불레셋인들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하라고 파견된 사람이지만 그리스도도 죄의 속박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라고 파견을 받았습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삼손은 자신의 죄로써 눈이 뽑히고 죄인이 되어 적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의 모든 죄를 스스로품어 안으시고 지옥까지 내려가신다는 것입니다. 마치 삼손이 적진의 가장 깊숙한 곳에 들어가 자신을 희생하여 적들까지 모두 죽인 것처럼, 그리스도 또한 이 세상의 모든 죄를 당신의 것으로 삼고 지옥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 당신의 죽으심으로써 당신이 품은 모든 인간의 죄까지 없애셨습니다. 죄를 없애버릴 수 있는 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지옥까지 내려가신 것입니다.

그리고 삼손을 통해 볼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바로 죄에 빠지면 하느님께서 주신 힘인 성령을 잃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삼손의 눈을 뺐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태생소경의 눈을 넣어주시는 것과 대비됩니다. 태생소경에게 진흙으로 눈을 넣어주시고 실로암에 가서 씻으라고 하신 것이 바로 세례를 상징합니다. 성령을 통해 새로운 눈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니야의 안수를 받고 바오로의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 성령의 힘을 육체적인 욕망 때문에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의 힘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죄를 짊어지실 때 하느님 또한 당신의 도우심을 거두십니다. 예수님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피땀을 흘리시고 십자가 위에서는 급기야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십니다. 장님이 된 것입니다.

나의 주님, 나의 주님,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

그러나 그렇게 버려지지 않고서는 인간의 죄를 품을 수 없습니다. 죄와 은총은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죄를 품기 위해 스스로 하느님의 적이 되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이었습니다. 삼손을 통하여 불레셋의 심장을 무너뜨리도록 하신 것이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의 죄를 없애시도록 하신 것입니다.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 누군가의 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생명이요 부활이십니다. 삼손도 그렇게 그리스도도 그렇게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기에 그들의 죽음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부활이 약속되어 있는 것입니다. 죄를 품고 있는 것 같았지만 실상은 그 품 안에 하느님의 뜻, 하느님 자신, 즉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을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삼손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미래에 오실 그리스도께서도 마치 삼손이 죄인이 되어 죄인들을 없애버리셨던 것처럼, 그리스도 또한 죄인의 모습으로 돌아가시어 죄를 없애시어 인간을 죄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실 미래의 삼손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대신 죽는다는 것은 그 안에 영원한 생명을 품는 방법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내가 그렇게 한 것처럼 너희도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삼손,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되는 것이 부활하기 위한 유일한 길입니다. 이웃을 대신해 생명을 바치는 것이 그분의 뜻, 그분의 존재, 그분의 영원한 생명을 품는 유일한 길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