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12.19 금/ 기도하며 구원을 체험하는 기쁨/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8 조회수835 추천수4 반대(0) 신고
 

대림 3주 금 루카 1,5-25(14.12.19)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루카 1,25)


Announcement of the birth of john 

 

 기도하며 구원을 체험하는 기쁨   

 

루카는 요한과 예수의 탄생 이야기를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상봉’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구원사 속에서 그들 각자가 차지하는 자리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요한은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구원의 길을 준비할 사명을 받고 기적적으로 태어났다. 즈카르야는 유다의 사제단의 24개 조(1역대 24,10) 가운데 여덟 번째 조인 아비야 조에 속했다(루카1,5). 그는 사제 가문에 속하는 아론의 자손인 엘리사벳과 혼인하였다.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은 단순히 외적이고 법적인 면에서 의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율법과 제의(祭儀)의 규정을 충실히 준수하는 참 신앙인이었다. 그들은 의로웠으므로 아이를 가지지 못한 것은 죄 때문은 아니었고(레위 20,20 이하; 2사무 6,23 참조). 나이가 많아 자녀에 대한 축복의 희망을 포기하고 있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의 기적은 즈카르야가 성전에서 사제직무를 수행할 때 시작된다(1,8). 사제들은 과월절과 무교절, 오순절, 초막절을 제외하고 매년 두 주간씩 성전에서 의무를 수행하였다. 사제들은 분향을 가장 영광스럽게 여겼고 당시 18,000여명의 사제가 있어 분향은 일생에 한번밖에 못했다(1,9). 즈카르야가 제비를 뽑아 주님의 성소에서 분향하는 동안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1,10). 그는 개인적인 청원이 아니라 메시야의 도래와 구원의 시대가 도래하기를 기도하였을 것이다(다니 9,20 참조). 그때 주님의 천사가 ‘실제로 나타나’(ωφθη의 수동형) 분향 제단 오른쪽(εκ δεξιων) 곧 하느님의 힘과 권능이 나타나는 자리에 섰다.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터이니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라고 일러준다(1,13-14). 여기에 루카가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세 가지 단어가 나온다(χαρα, αγγαλια, χαιρω). 그런데 ‘학갈리아’(αγγαλια)는 특히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함으로써 일어나는 기쁨과 행복이다. 곧 즈카르야의 기쁨은 아들의 탄생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도래를 위해서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일을 맡게 된 데서 오는 구원의 기쁨인 것이다. 요한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고(1,15),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며(1,15), 많은 이스라엘인들을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고(1,16)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메시아보다 먼저 와서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1,17). 엘리사벳은 잉태하여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냈는데 요한을 잉태한 사실을 하느님의 자비로 받아들였다(1,24-25).

요한의 탄생 이야기를 통해 되새길 것은 무엇인가? 즈카르야는 기도하는 중에 잉태 계시(선물)를 받았다. 그렇다! 기도의 자리는 늘 그렇게 하느님 현존의 자리이자 선물이 주어지는 자리이다. 기도하지 않고 하느님의 선물을 기대하지 말자.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주님께서는 인간의 눈에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조건을 통해서도 우리 인간의 구원을 위한 사랑의 역사를 계속하심을 굳게 믿도록 하자! 그리고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알려준 대로 세상적인 기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참 기쁨(학갈리아, αγγαλια)을 찾도록 하자! 나아가 엘리사벳이 늙은 나이에 잉태하게 된 것을 하느님의 자비로 받아들였듯이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일들에 조용히 감사할 일이지 ‘현상에 집착하여' 호들갑을 떨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가까이 오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갖가지 방법으로 우리 삶에 개입하시어 당신의 일을 하시는 그분의 사랑의 몸짓에 초점을 맞추어 동화되고 변형되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