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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라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9 조회수1,345 추천수12 반대(0) 신고




대림 제3주간 금요일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 루카 1,5-25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라


 


즈카르야와 엘리자벳은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주님의 계명과 규율을 어김없이 지키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자식이 없었고 어쩌다가 성전에서 봉사할 기회를 갖곤 하였습니다. 마침 즈카르야가 제비에 뽑혀 성전에 들어가 분향을 드리고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제단 오른쪽에 섰습니다.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루카1,13-14).

 



그러나 즈카르야는 하느님께 기도하면서도 그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을 믿지 못했습니다. 아기가 받게 될 이름, 요한은 하느님은 은혜로우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천사의 말을 의심하여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눈에 보이는 표징을 구했습니다. 결국 즈카르야는 이 불신 때문에 천사의 말이 그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벙어리가 되어 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즈카르야가 벙어리가 된 것이 곧 하느님께서 개입하셨다는 표징이 되었습니다.



 

즈카리야의 의심, 그리고 유다인들이 표징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그것들이 구원의 다가옴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인간의 불신 따위에 구애 받지는 않습니다. 인간이 무슨 짓을 해도 조건 없이 그리고 끝없이 쏟아지는 하느님의 은총을 말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만 담을 그릇이 준비되지 않으면 담지 못할 뿐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협력을 요구하십니다. 사실 하느님의 계시는 구원이나 멸망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의심함으로써 은총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니 그 자체가 멸망이 되고 믿는 이들에게는 구원의 근원이 됩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합니다(요한20,29).


 


즈카르야는 벙어리가 되어 한 주간의 사제직무를 끝내고 하느님께서 당신의 말씀을 지키시는 분이라는 확실한 표징을 간직한 채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는 말을 하지 못하는 어둠 속에서 하느님의 은혜로우심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게 되었고 그가 고백합니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일을 해 주셨구나(루카1,25). 온갖 오해와 치욕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앞에 의로움을 잃지 않고 일생을 충실하게 살았던 즈카르야와 엘리사벳부부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즈카르야에게 말씀을 꼭 지키시는 분이라는 확신을 주신 분, 엘리사벳에게 주님께서 굽어보셨다는 믿음과 감사를 고백하게 하신 분, 그분께서 우리에게도 구원을 약속해 주시고 우리를 지켜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이 혹 밀운불우(=구름만 많고 비는 안 온다)일지라도 실망하지 말고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은총의 비를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누구에게나 하느님의 계획이 숨어 있습니다. 비록 지금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내셨기에 반드시 우리 삶을 이끄시고 섭리하고 계십니다.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흔들림 없이 하느님의 뜻을 실행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은총의 때를 놓치지 않도록 깨어 있는 오늘 이기를 바랍니다.



 

당신만이 나를 구해주실 하느님이시오니 당신의 진리 따라 나를 인도하시고 가르치소서. 날마다 당신의 도움만을 기다립니다(시편25,5). 사랑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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