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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명(召命) 의식 -너는 누구냐?-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9 조회수1,313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2014.12.19. 대림 제3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39일째), 판관13,2-7.24-25 루카1,5-25



                                                                                                           

소명(召命) 의식

-너는 누구냐?-



소명감, 소명의식이, 신원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이래야 삶의 방향이, 삶의 목표가, 삶의 의미가, 삶의 중심이 확실해 집니다. 


자기 삶을 소중하게 여겨 가꾸고 돌봅니다. 

존엄한 품위의 삶을 삽니다. 

함부로 자기를 방치, 방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불림 받음으로 비로소 존재합니다. 

이런 소명의식이 없으면 참 무의미한 삶입니다. 

있으나 없으나 별 의미 없는 삶입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 지, 왜 여기 있는지, 왜 이일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교백성들이 그분 앞에는 없는 것과 같고, 그분께는 허무와 공허로 여겨지는 도다."

(이사40,17).

이교백성들이 상징하는바 소명의식이 부재한 이들입니다. 


"너는 누구냐(Who are you)?“

이름을 묻는 것이요, 이름에 담긴 의미를, 소명의식을 묻는 것입니다. 


이름은 얼굴과 같습니다. 

떳떳치 못하면 본능적으로 얼굴을 감추듯 이름도 감춥니다. 

하여 옛 지조 높은 선비들은 이름의 명예를 지키는데 목숨까지 걸었습니다. 


이런 자기를 알게 해주는 소명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이 우선적임을 깨닫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은 "너는 누구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을 때,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즉시 통쾌, 명쾌하게 자기 신원을 밝혔습니다. 


오늘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태몽이나 환시 중에 주님의 천사로부터 아들들의 소명을 받는 부모들입니다. 

예전에는 태몽이야기도 많았는데 오늘날은 듣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보라, 너는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독주도 마시지 말고, 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먹지 마라. 

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죽는 날까지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


태몽 비슷한 환시 체험중에 주님의 천사로부터 

아들의 탄생 예고와 더불어 태교 비슷한 내용까지 교육 받는 마노아의 아내입니다. 

이런 환시나 태몽을 체험한 부모라면 

자녀들이 받은 소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늘 기도하며 평생 자녀 교육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엘리사벳의 남편 즈카르야가 

성소 안에서 요셉의 태몽과 흡사한 환시 체험중에 주님의 천사의 말씀을 듣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주님의 천사는 작명까지 대신 해 줌으로 '요한'이 불림 받은 신원임을 확실히 각인시켜 주시며 

이어 그가 얼마나 고귀한 사명을 지닌 아들인지 소상하게 밝혀 줍니다. 


어제 복음 역시 요셉이 태몽 중에 

주님의 천사로부터 아들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복음을 듣는 내용입니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아, 

이런 태몽이나 환시체험을 한 부모들이라면 

결코 자녀들을 자기의 소유물인양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태몽이나 환시가 있든 없든 자녀들은 모두가 거룩한 하느님의 귀한 선물들입니다. 

모두가 하느님께 불림 받은 귀한 존재들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이 내 자녀에게 주신 소명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기도 중에 찾고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루카1,6).


새삼 요한의 부모처럼 신심깊고 순수한 영혼들에게 선사되는 태몽이요 환시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예전 

'부부 자격 시험이, 부모 자격시험이 있었으면 좋겠다. 

부부 자격 미달되는 이들이, 부모 자격 미달되는 이들이 

부부가 됨으로, 부모가 됨으로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파생되는가' 

피정 강의 중 간혹 언급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부모를 보고 그대로 배우는 자녀들입니다. 

세상에 부모보다 더 중요한 교사도,  부모를 대체할 수 있는 교사도 없습니다. 


아무리 거칠고 험한 세상이라도 이런 부모를 둔 자녀들은 건재합니다. 

여기 뉴튼수도원에서 성탄츄리나무를 팔다보면 혼자 오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자녀를 대동하고 와서 어린 자녀들이 나무를 고르도록 합니다. 

아마 부모들에게 이런 존중 받은 추억들은 평생 자녀들 마음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어렸을 때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것보다 자녀교육에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고유의 성소요 소명의식입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이 주님 앞에서 

'나는 누구인가?' 묻고 대답하며 새롭게 확인해야 할 나의 성소요 소명의식입니다. 


하여 영적지도자의 두 목표는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안내하여 주는 것과 

자기를 알게 해줌으로 소명의식을 강화해주는 것'이라 합니다. 


어제 읽은 말마디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교만은 궁극적 죄가 아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잊는 것이 궁극적 비극이다

(Pride is not the ultimate sin; forgetfullness of who we are is the ultimate tragedy).‘


주님은 감사하게도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께 불림 받는 우리의 귀한 성소와 소명의식을 새롭게 일깨우시고 강화시켜 주십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딸), 내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다."(마르1,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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